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단상 또는 일상

예술이 밥 먹여 주는 사람도 있을테고

헬로우 럭키 찬! 2011. 12. 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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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소리를 내며 창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 휴일 단잠을 깨우는 상꾼의 우렁찬 목소리, 근처에 서식지를 두고 있는 듯 날마다 깍깍 대는,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 편안하기 까지 한 까마귀들의 지저귐, 엄마를 부르는 이뿐 내 딸 목소리.....

살아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정겨운 소리들이 있어 좋다.

조화롭게 다듬어진 음악이 있어 더욱이 좋다.

그럭저럭 출력 괜찮은 스피커로 듣는 모차르트, 파가니니들의 생산품도 만족스럽다. 감사한다. 음악으로도 위로 받을 수 있음을.

알려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보기 위해 거금 털어 낼 정도는 못 되지만 -사실 배 고픈 사람들의 시선을 등 뒤로 느끼면서 비싼 공연료 들여 감상할 수 있는 배짱이 없었다는 게 변명에 더 가까울라나.

오지랖 넓은 인간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개인적인 상황은 있는 거다.

 

마스카니 오페라 까발레리아 루스티까나 중에서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은 세계 공용어 맞다.

어느 누구와도 음악은 웬만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 준다는 걸로.

음악이 인간에게 주는 카타르시스는 경제적 가치로 환산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적인 음악가들은 국경을 초월해 존경 받아 마땅하다.

 

 

요즘 불거진 정명훈씨 관련 기사 아래 달리는 댓글은 온통 부정적이다.

노력해도 별 수가 없다면서 스스로 하층민이라 생각하는 국민이 45%란다. 여기에 대고 예술적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하는 자者 말言 총알 맞기 딱 좋다. 댓글로 속상한 마음 내어 놓는 사람들의 이해를 구하기에 앞서 뭔가 껄끄러운 사안이 배수진을 치고 있는 것 같기도 하여 끄적끄적.

음악, 미술, 영화, 문학, 건축.....예술을 위해 살고 죽을 수 있었던 시대도 있었다.

전후 월북예술가나 일제에 붙어 편하게 예술 할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어쩔 수 없는 표현의 제한으로 궁극의 재주까지는 양껏 펼치지 못했을 예술가 등...격동의 시대에 정치, 사회적으로 겨냥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고, 목구멍을 지키는 포도청 또한 두려움의 대상에서 비껴가지 못 했던 것만큼, 요동치는 ‘끼’를 자유롭게 펼친다는 것은 곧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커다란 난제였겠다.

 

운보 김기창 작품/친일 화가로 말년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세월 난세를 거치며 잉태되어진 많은 예술 작품들은 이제 우리 곁에서 위안을 주고 나날의 즐거움으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 정명훈씨가 있고.

정마에의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제-20억의 연봉보다 시향에서 지급한 아들, 며느리 등 가족의 국제왕복항공권(천만원이 넘어 가는 비즈니스석)과 몇 차례에 걸친 수 천 만원의 고급 호텔비용 등.-는 파동 속의 경제적, 정치적 문제까지 덧입혀져 가뜩이나 삶이 팍팍한 민초들의 예민한 부분을 긁어 버렸다.

암튼,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는 가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지겠지만 그 어떤 결말이든 이미 드러난 일련의 문제들에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림의 떡인 그 상황을 충분히 납득시키기에는 불가능해 보인다.

단순하게 내 생각을 드러내자면.... 현실적으로 살아가기에 급급한 보통의 사람들에겐 음악이 밥을 먹여 주는 건 아니니까.

우리나라에 있어 음악(클래식)이란 자칫 자기 과시나 가진 자의 전유물로 인식되기도 한다. 수 만에서 수 십 만원 짜리 공연을 즐기는 사람이 그닥 많지 않은 데서 오는 사람들의 불편한 심기의 표출이지 싶다. 이것은 정마에의 천재성과 그를 통해 우리나라의 문화적 위상이 업그레이드 된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내게는 그를 언터처블이라는 데 흔쾌히 동조 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다 .

글을 통해서나 가끔의 사회를 향한 일갈이 사심 없어 보여 나름 흡족했던 진중권씨, 목수정씨.....점점 인간이 배제된 말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

감정 타툼이 아닌, 부디.. 힘든 오늘의 장막을 걷어 가며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는 민초들의 아픔도 보듬으면서 대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옛적의 절대적 가난과 오늘의 상대적 가난은 결코 비교 할 수 없는 커다란 괴리감이 존재함에도 '가난을 이기고 오늘 내가 이 자리에서 혜택을 누리고 있잖냐, 니들도 노력해 보라' 는 이장로님의 폭력에 가까운 발언이 아니더라도, 지금 가진 자에게 빼앗긴 자의 심중까지 헤아려 줬으면 하는 것은 지나친 바램일까.

어떤 사람에게는 꼴랑일 수도 있을 1,000원이 없다는 의미를.... 정말로 그 천원이 없다는 것에 절망하는 사람들의 비통함을 조금만 배려해도 대화의 골이 이처럼 패이지는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좋은 저택에서 멋진 차 굴리며 수 천 만원 짜리 오디오로 바흐를 듣더라도 아주 조금은 자칭 '하층민'을 떠 올릴 수 있었으면 싶었다.

진씨 세 남매도 힘든 유년기를 거쳐왔다고 들었는데....

정명훈씨에 대해 일방적 편애로만 보이는 그 분들의 역성은 진실로 어디에 기인한 걸까?

음악을 좋아하고, 정명훈씨의 세계적인 음악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불편한 생각은 지워지지 않는다.

 

말이 자꾸 샌다. 왠지 그냥 마음이 따꼼따곰 해져서....

총체적으로 보아 조화로운 상생은 영원히 불가능 할 것 같고.

어쨌거나 아고라에 올라 온 글 속의 상황을 진짜라고 보면, 정명훈씨가 '기도하세요, 기도.'라고 말했다는 부분에서 만큼은 브레이크가 걸리더라는.ㅎ

뭘....?^^;;

개인적으로 기독교에 대해서는 별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은 터라 상당한 거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나는 참 못 된 거 안다.

길에서 ... 예수 안 믿으면 지옥 떨어질 거야... 하는 사람에게....

'공부하세요.(공부). 하다 못해 성경 전체를 깊이 생각하며 정독해 보시던가요.' (그러다보면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일 때가 올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