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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하이든 교향곡 98번/슬픈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헬로우 럭키 찬! 2015. 2. 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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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hony No.98 in Bb major

하이든 / 교향곡 98번

Franz Joseph Haydn 1732∼1809

Adam Fischer, cond.

Austro-Hungarian Haydn Orchestra

 


1악장 (Adagio Allegro)

 


2악장 (Adagio)

 


3악장 (Menuet & trio, Allegro)

 


4악장 (Finale Preso)

 

IV. Finale. Presto

Christian Zacharias, cond.

Verbier Festival Chamber Orchestra
Masaaki Suzuki, harpsichord

Verbier Festival & Academy 2010 (July 30, 2010)

Salle des Combins, Verbier (Switzerland)

Artstudio "TroyAnna"

Alexey Vasiliev, cond.

 

교향곡의 아버지라 일컫는 하이든은 그가 받들고 있든 항가리의 귀족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궁정악장으로 있으면서 대부분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그러나 제94번 이후 104번 에 이르는 12곡의 교향곡은 '잘로몬 셋트'라 하여 에스테르하지 후작과는 특별한 연관성을 갖지 않는다.

 

항가리의 귀족 에스테르하지는 대단한 음악 애호가로서 1790년에 세상을 떠난다. 새로운 군주 안톤후작은 실력있는 궁정악단을 해체시키고 만다. 하이든도 모처럼 자유인이 됐다. 그러나 그는 1760년 부터 약 30년 동안이나 에스테르하지의 저택에서 비인 고전악파의 확고한 발판을 마련해 놓았다. 


이 때 그를 만난 '요한 페트 잘로몬'은 비인에서 태어난 독일의 바이올리스트 였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 각지를 돌아다니며 연주와 흥행사업을 하고 있었다. 잘로몬은 1781년부터 런던에 정착하여 유명한 '잘로몬 콘서트'를 개최하여, 말하자면 잘로몬은 수완 좋은 음악 매니즈먼트 사업가로 변신한 것이다. 평소 하이든을 숭배했든 그가 이 기회에 하이든을 영국으로 초청해 대대적인 콘서트를 열 계획을 했다. 

 
이 제의를 받아들인 하이든은 연주여행을 위해 1970년 12월 12일 비인을 떠나 다음해 1월 2일에 런던에 도착했다. 이 때 모짜르트와 손을잡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는데 이것이 모짜르트와의 마지막 대면이였다. 이 때부터 만들어진 교향곡 제93번부터 제104번까지의 12곡을 '잘로몬 셋트'라 불려진 것이다.

 

하이든의 교향곡 98번은 하이든의 ‘런던 교향곡’ 12곡 중 하이든의 첫 번째 런던 체류 기간 중에 완성된 교향곡이며, 1792년에 작곡된 2곡의 교향곡 중 첫 번째 작품이다. 1792년 3월 2일에 런던의 하노버 스퀘어 룸에서 이 교향곡이 초연됐을 때 1악장과 4악장이 앙코르로 연주될 정도로 런던 청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교향곡 98번의 특별한 점은 무엇보다 이 곡이 모차르트의 음악을 닮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특히 느린 2악장은 모차르트 음악을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으며 모차르트의 교향곡 41번 ‘주피터’의 일부가 인용되었다고 주장하는 음악학자도 있다.

 

24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한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우정

 

하이든과 모차르트는 무려 24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나누며 서로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하이든은 자신에게 오페라 작곡을 의뢰한 이에게 모차르트가 훨씬 더 뛰어나다며 모차르트를 추천하기도 했고, 모차르트는 하이든의 ‘러시아 4중주’에 영향을 받아 ‘하이든 4중주’라 불리는 6곡의 현악4중주를 작곡해 하이든에게 헌정하기도 했다. 서로를 존경하며 가깝게 지냈던 두 사람의 우정은 모차르트의 때 이른 죽음으로 너무 일찍 끝나버렸다. 모차르트가 1791년 12월 5일에 35세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하이든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날 무렵 런던에 체류하고 있던 하이든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지 2주 후에 빈으로부터 모차르트의 타계 소식을 듣고 슬피 울었다고 한다.

 

하이든은 모차르트의 죽음 이후 처음으로 착수한 작품인 교향곡 98번의 2악장 아다지오를 찬송가 풍의 음악으로 작곡해 모차르트의 죽음을 애도하는 개인적인 진혼곡으로 만들었다. 또한 모차르트를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터치와 특별한 악기 용법을 사용하여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새롭고 참신한 음향을 가미하기도 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초상화

 

교향곡 98번의 음향은 다른 작품에 비해 매우 독특하다. 우선 하이든은 B플랫 장조로 작곡한 다른 교향곡들과는 달리, 교향곡 98번 B플랫 장조를 트럼펫과 팀파니를 넣은 대 편성 교향곡으로 구상해 웅장함을 더했고, 당시까지만 해도 소리가 좋지 않아 잘 쓰지 않았던 B플랫 조의 저음 호른을 편성하여 어두우면서도 숭고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아마도 하이든은 이런 특별한 방식으로 이 교향곡에 진혼곡의 분위기를 담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건반악기 솔로가 등장하는 놀라운 반전의 4악장

 

가장 놀라운 점은 4악장 마지막 부분에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건반악기의 솔로일 것이다.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교향곡에 갑자기 건반악기 솔로가 등장하는 일은 예상을 뒤엎는 놀라운 반전이다. 물론 교향곡 98번이 작곡된 1792년 당시에는 바로크 시대의 관습이 아직 남아 있었기에 간혹 쳄발로나 피아노 등의 건반악기들이 관현악 연주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필수사항은 아니었다. 또한 건반악기가 나온다 해도 마치 피아노 협주곡인 양 비중 있는 솔로를 하는 일은 없기에 4악장의 건반악기 솔로는 더욱 특별하다.

 

▶1792년 초연 시 앙코르로 연주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오늘날의 청중에게도 큰 놀라움을 주는 건반악기 솔로는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영국의 음악 문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보수적이었던 영국인들은 19세기 전반까지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옛날 방식 그대로 피아노 앞에 앉아 화음을 연주하면서 지휘하기를 원했다. 당대 하이든의 ‘런던 교향곡’ 연주회 광고에도 ‘하이든 박사가 피아노포르테에 앉아 연주를 지휘한다’는 문구가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오늘날 전해지는 하이든 교향곡 악보에 건반악기 파트가 기보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당대 연주회에서는 하이든이 건반악기 앞에 앉아 화음을 연주하면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을 것이다. 하이든은 런던 음악계의 이런 보수적 관습을 역이용해 교향곡 98번의 4악장에 아예 건반악기 파트를 추가하여 11마디의 귀여운 솔로를 선보이며 청중을 기쁘게 했던 것이다. 이 놀라운 솔로 덕분에 교향곡 98번은 하이든의 또 다른 ‘놀람’ 교향곡이라 불리기도 한다.

 

1악장은 어두운 분위기의 느린 서주로 시작한다. 오케스트라의 현악기들은 마치 오페라의 레치타티보와 비슷한 방식으로 비장한 선율을 제시하는데 그 소리는 마치 선언문을 낭독하듯 진지하다. 잠시 쉰 후에 처음의 주제는 다시 작은 소리로 똑같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잘 들어보면 주제 선율의 몇 음과 화성이 살짝 변했음을 알 수 있다. 작은 변화이긴 하지만 이런 미묘한 차이가 섬세한 감정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다시 세 번째 선언이 시작되면 현악기들이 매우 큰 소리로 더욱 힘차게 연주하면서 심각하고 진지한 서주를 힘차게 마무리한다.

 

아마도 서주의 마무리 부분만 들으면 곧 이어 무척 슬프고 웅장한 음악이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서주에 이어 알레그로의 빠른 템포로 된 주부가 시작되면 예상을 깨는 발랄하고 경쾌한 음악이 등장한다. 폭소를 터뜨릴 만큼 극적인 반전이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서주와 주부의 주제가 사실상 같은 뿌리에서 나온 한 형제나 다름없다는 사실이다. 비슷한 선율로 전혀 다른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하이든의 노련함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특히 1악장 말미의 반주부에 약박을 강조하는 우스꽝스러운 반주 음형을 넣어 심각하게 시작된 1악장을 희극적으로 마무리한 것은 하이든만이 해낼 수 있는 음악적 농담이라 할 만하다.

 

2악장은 고귀한 찬송가 풍의 음악이며 하이든이 작곡한 음악 가운데서도 매우 감동적인 음악으로 꼽을 만하다. 음악학자 토비는 이 곡과 모차르트의 교향곡 41번 ‘주피터’와의 관련성을 지적하며 2악장의 5~6마디에 모차르트 ‘주피터’ 교향곡을 인용한 흔적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2악장 주제 선율의 음정을 살펴보면 영국 국가 ‘신이여 왕을 구하소서’(God save the King)와 매우 유사하기에 당대 런던 청중들은 이 음악을 들으며 영국 국가를 떠올렸을 지도 모른다.

 

3악장 미뉴에트는 미뉴에트치고는 빠르고 원기 왕성한 음악이다. 중간 ‘트리오’ 부분에선 악기 편성이 다소 축소되어 소박한 느낌을 준다.

 

4악장은 하이든이 작곡한 피날레 악장 가운데 가장 긴 곡이다. 그러나 4악장에는 예상을 깬 여러 가지 요소들이 많이 나타나 지루할 틈이 없다. 마지막 부분의 템포가 갑자기 ‘피유 모데라토’(매우 보통 빠르기로)로 느려지는데다 중간에 바이올린 솔로가 등장하는가 하면 이 악장 말미에는 앞서 언급한 건반악기 솔로가 등장해 놀라움을 준다. 하이든은 4악장 재현부를 건반악기 솔로가 없는 것과 있는 것의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었기에 악보에 따라서는 이 놀라운 건반악기 솔로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하이든의 위트가 나타난 건반악기 솔로가 빠진 채 연주된다면 어쩐지 섭섭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출처 : 박연서원
글쓴이 : 박연서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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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와의 인연이 담긴 곡이었군요.

그닥 슬픔으로 빠지는 리듬은 아니지만 왠지 짠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