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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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승학산...소복한 가을 ...

헬로우 럭키 찬! 2015. 10. 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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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벌교행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예매 종료!

방심했습니다.

우~~ㅇ, 봄과 가을은 최대한 나들이객이 적은 방향으로 발길을 놓아야 했거늘..

11월도 끝 주나 되어야 그나마 운신하기 편할 것 같아 초겨울 즈음 재도전 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혼자라 어디든 마음 내키는 곳으로 훌쩍 떠나 볼 수 있으니 어디로....

해도 단풍객을 피하려면 부산을 뜨지 않는 것이 최선책일 것 같고...급 탐색 끝에 낙점된 곳, 승학산입니다.

인파에 쓸려 다니는 것이 편치 않아 한 번도 전국적으로 알려진 제철 억새밭엔 근처에도 못 가본 터라

한 블로그에 올려진, 집에서 가까운 승학산 억새밭에 바로 꽂혔습니다.

아! 코 앞에 요런 곳이 있었구나!

 

토요일 아침, 혹시라도 늦으면 줄 서서 오를 수도 있을 것 같아 서둘러 나섰습니다.

어떻게 갈까?

가장 편한 방법은 등산로 입구까지 가는 겁니다.

지하철 1호선 하단역 하차 후, 9번 출구로 나가서 마을버스 10번을 타고 동아대 산학연구관(회차지점입니다.)까지 가는 거죠.

저는 환승이 번거로워, 집 앞에 정차하는 68번(용당→하단)버스를 타고 동아대 앞에서 하차한 뒤 큰 길에서부터 곧장 올랐습니다.

초행이라 학생들에게 물어 물어 등산로 입구까지 도착은 했는데....요기서 하산해야 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얘네들은 산 중턱의 이 엄청난 경사로를 어떻게 매일 오르내리냐?'

 

케케케 하오하오...헐떡이며 학교로 들어섰어요.(등산로는 학교 가장자리를 돌아서 올라갑니다.)  

이 아침에 이쁜 넘들이 농구하고 있네요.^^...

 

어쨌거나 벌써부터 무거워진 다리를 당기며 오르는 길....쑥부쟁이와 구절초가 한데 어우러져 그나마 눈을 부르게 해 줍니다.

나무 사이로 산학연구관이 보이네요. 가파른 저 곳을 지나야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길 가 숲에 굳게 박힌 돌이 눈에 띄었습니다.

김지하 시인의 시에 붙인 노래를 꿈결처럼 흥얼거리다 문득 눈 앞이 뿌옇게 흐려져....

 

등산로 초입입니다.

승학산은 낮은 편에 속하긴 하여도 경사가 장난 아니어서 웬만한 높은 산과 견줄 만큼 힘을 내야 하는 산이었어요.

꽃동네 까지... 일, 이십분쯤 끝다리 떼고 3시간입니다.

 

스타티스를 닮고 있는 요 꽃은 이름이 뭘까요??  가는 길 내내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색이 환상적입니다. 

 

 

 

 

콧김이 끓어오르기 직전에  쿄호호호호 정상 탈환!!!  자만의 마지막 일보를 딛고...오잉?

이거 아냐 이거 아냐

헐!!!  이 놈의 정상이 건너편에 높게 서서 씨익 웃고 있었....  앞으로 꼬꾸라질 뻔했습니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비정상ㅋ...)

 

 

겨우 497m로....

 

 

어쨌거나 오르고 또 올라서 정상 탈환 후 한 방!!!

자아~~이제 꽃동네를 향하여!!

내려가는 길은 대체로 등성이라 수월했습니다.

혼자 '와아~ 헐!, 옴마'의 감탄사를 훠어이 훠어이 뿌려준 초가을 승학산 풍경입니다.

 

 

 

 

반대편으로 내려오며 바라본 승학산 정상입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무 아래 요렇게 새겨진 대리석판이...

 

 

아 깜놀!!! 이거...철쭉이 아니라 분명 진달래였어요. 지금이 초봄 날씨와 같은가....한겨울에 몇 잎 싹 틔운 개나리는 종종 봐 왔지만 ...향기는 품었는지 몇 마리의 벌이 주위를 돌고 있었답니다.

 

 

 

 

 

거북약수터에서 본 사상구와 북구

 

 

 

 

 

 

 

 

 

꽃동네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구덕운동장에서 내렸습니다. 신기한 걸 발견했어요.

매주 토.일요일만 들어선다는 문화장터랍니다. 음....서울의 황학동 비슷한....신기한 옛 물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