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26...손자가 태어난 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요즘은 초보 엄마들도 인터넷 까페나 블로그를 통해 습득한 육아 지식에 있어 왠만한 전문가를 넘어섭니다. 게다가 조리원 동기들끼리도 카톡으로 같은 날 태어난 아가들의 성장 정보를 공유하며 도움을 주고 받기도 하더군요. 종종, 과유불급이라고 도리어 역효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목격합니다.
딸아이는 100일을 앞두고 살짝 고심하는 눈치를 보였습니다.
조리원의 몇 몇 동기들은 벌써부터 백일상 주문에 손님 음식에 ..... 제법 거하게 치를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던 겁니다.
다행히 딸아이는 부화뇌동하지 않고 제 주관대로 간단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기념 사진은 남기기로 하고 예쁜 떡만 조금 주문한 후, 촛불 하나 켜 놓고 가족끼리 축복의 시간을 보내자는 쪽으로....
옛날에는 집에서 출산을 하다 사망하는 유아도 많았고 육아 여건 역시 열악하다보니 면역력이 약한 100일 전에 사망하는 아기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100일 동안 잘 견뎌 낸 아기를 축복하는 의미로 부모들은 이웃에게 떡을 돌리며 기쁨을 같이하는 풍습이 있었답니다. 물론 완전 수 또는 큰 수라는 100이 내포하고 있는 뜻도 작용했을 거라는 추측입니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에서 100이라는 숫자에 부여한 의미는 대단히 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출산이나 육아 여건이 훨씬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100일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한 채로 어른들의 잔치가 되었습니다.
언젠가, 돌잔치 어떻게 할 거냐고 묻던 내게 지인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잔치한답시고 일 벌리는 것이 모두에게 부담주는 일이지 싶어 가족끼리 조촐하게 하루를 기념하기로 했다.’는.
딸아이는 당일, 주문한 떡을 시댁 어른들께 전해드리고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덕담 한보따리 싸서 왔습니다.
그리고 딸 내외와는 99일이 지나는 시간에, 손자를 보내 주시고 사랑으로 지켜주신 모든 분들을 위해 따뜻한 밥 한 그릇과 미역국, 예쁜 떡으로 상을 차려 감사와 정성 담아 향 하나 피워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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