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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단상 또는 일상

부산에서 구미, 강원도 홍천까지

헬로우 럭키 찬! 2017. 5. 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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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희귀한연휴라 최대한 유용하자 하였습니다.

해서 수년 전 태안반도 가족여행 이후, 오랜만에 가랑이 찢어 질만큼 먼 곳까지 다리를 벌려 봤어요.

강행군의 기미가 확연했던^^;; 이번 여행에서 딸네는 아쉬워하며 한 발 물러섰고, 동생 내외랑 셋이서만 담봇짐을 쌌답니다.

첫날은 이번 행보의 발단이 된 구미 큰아버지와 강원도 홍천의 고모를 뵙는 것이었어요.


 

동네 어귀 마을회관에서 마주친 큰아부지는 아버지 장례 이후 그 1달 사이 풍채가 티 나게 왜소해 보이셨습니다.ㅠㅠ;;

그도 그럴 것이.....

차례로 넷째, 셋째, 둘째(아버지) 세 분의 동생을 여의시고, 이제 막내 고모까지 대장암 수술 후 전이된 폐암으로 투병 중이신 데다 장남까지 폐암 선고를 받고 요양원과 병원을 왔다갔다....20145, 큰어머니를 먼저 보내시면서 홀로되신 그 어른의 연이은 충격은 저희로서는 가늠하기조차 힘듭니다. 94세의 큰아버지께는 장수가 오히려 형벌인 것 같기도 하여...


마주하고 있으면 끝없이 안쓰럽기 만한 큰아부지를 뒤로 하고 우린 다시 홍천을 향해 달렸습니다.

홍천읍에서 10여 분...

목적지 주변이라는 멘트를 끝으로 네비 아가씨가 퇴장하고, 밭 한가운데 드문드문 보이는 집들을 망연자실 둘러보고 있던 중에 고모의 부름을 들었어요.^^


....생각보다 씩씩하게 잘 견디고 계시는 울 고모입니다.

고모부께서 노년의 조용한 삶을 바라시며 지으신 전원주택.

그 고모부가 위암으로 먼저 떠나신 후, 20여 년 째 두 분 곁을 지켜 오셨던 아저씨가 지금도 여전히 고모를 돌보고 계셨습니다.


요거 더덕이랍니다. 처음 봤어요. 저녁 상에 오르셔서 우리들의 혀를 감동시켜 주신 더덕순.^^ 


그 전날 동네 분들이랑 식사하시며 숯을 다 소비하셨다고 아쉬워하시네요.

대신 가스버너로 고기를 기막힌 맛으로 구워내셨습니다.

싱싱한 곰취랑 살짝 데친 머위에 싸서 먹는 삽겹고기 ..... 역설적이게도 한숨 밖에 나오지 않더라는.....



근처에서 뜯은 쑥으로 떡을 하셨어요.

동생은 요걸로 술안주 했죠. 옛날부터 고모의 음식 솜씨는 엄지 점수를 받기도 했지만 암튼, 강원도 청정지역에서 우리의 혀는 주욱 호강했답니다.


직접 키운 배추로 담근 김장김치



자연산 곰취랑 밭에서 키운 쑥갓, 정구지



고모는 아직도 한겨울 털옷을 입고 있습니다. 감기라도 달려들면 정말 큰 일이라서...에스키모 같아요.^^

현관 앞에서 본 주변 풍경




집 뒷쪽을 초록밭으로 메운 돌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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