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2년, hrer and now

늘 행복한 날 중의 하루

헬로우 럭키 찬! 2022. 10. 1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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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수)~14일(목)

올해 들어 서너 번, 눈치껏 사우나 시설을 이용해온 나와 달리 딸아이는 질병관리청의 대응책에 착실히 따라온 터였다.

3년여를 그렇게 버티던 딸아이가 최근 소강상태로 보이는 코로나19를 의식한 듯 목욕탕의 뜨거운 물이 너무 고팠던 속마음을 조심조심 내비친 거.

‘엄마, 울집에 올래? 저녁에 맛잉 거 먹고 다음 날 지사 광천수(딸네 전 동네의 물 좋은 목욕탕이다.) 가는 거 어때?’

그래그래 그동안 고생 마이 했썽. 어미가 상 줄겜.^^

해서 KT 모뎀 교체작업이 완료되자마자 진해로 go!

 

오후 5시 즈음의 웅천, 멀리 아파트 절반을 가린 흉물스런 건물이 먼저 보인다.

 

입주민들의 오랜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산.진해 경자청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뒤집어쓴 육가공 공장이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둔 아파트 경관을 싸그리 먹어치웠다. 녹산공단, 미음공단 등 등 근처에 널린 게 공단인데 기어코 아파트 속에 거대 공장을 심어야 했던 그들의 필사적인 사유가 절절하게 궁금타.

힘은 약자를 누르기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경고하는 거?

 

부와 권력의 끝이 지금 누리는 것과 같을 것이라는 그 무모한 믿음은 도대체 어디에 기인한 거니.

그렇게 버둥거려 봤자 삶의 종착지는 결국 죽음인 것을.

하기사 눈 감는 순간까지도 깨닫지 못할 종족들이겠지만.

 

그러고 보니 할로윈 데이가 가깝네.

대형 쇼핑몰에도 온통 할로윈 장식품들이 즐비하더니만.ㅎ

소소한 변화에도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손주를 위해 딸아이는 올해도 저렴하게 커다란 기쁨을 꾸렸다.^^

변경으로 밀려난 우리의 민속이 여전히 방치되고 있어 염려스럽지만, 이렇게 서양의 축제문화나 기념일이 일상에 자리 잡게 된 것은 아마도 한층 더 자극적인 행사에 반응하고 환호하는 현대인들의 의식의 변화에도 그 원인이 있을 것 같다.

 

어쨌거나 녀석은 한동안 므흣하게 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터.

아가, 우리의 풍속도 만만찮다는 걸 차츰 갈켜 줄겜.^^

 

저녁, 셋 다 자알 묵는 ‘더하다’ 통삽겹집에서.^^

다음 날 손주 등교 후 곧장 목욕탕으로 달렸고,

점심은 .......

 

오, 지사동에도 수구레 국밥집이 있다.

가야공원 근처 유명한 맛집 ‘가야 포차’ 수구레 국밥집과 비교하자면 국물이 좀 더 까알끔하달까.

그보다 제법 잔손질이 많을 것 같은 깔끔한 밑반찬에 후한 점수 매겨 줬다.

배불러서 뱃노래가 즐거웠던 저녁,

때 빼고 광냈더니 세상 부러울 것 없이 개운한 하루,^^

햇볕 한 줌 앞에서도

물 한 방울 앞에서도

솔직하게 살자

 

꼭 한 번씩 찾아오는

어둠 속에서도 진흙 속에서도

제대로 살자

 

수 천 번 수 만 번 맹세 따위

다 버리고 단 한 발짝을

사는 것처럼 살자

 

도종환 '오늘 하루'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