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스타 인 리버풀Film Stars Don't Die in Liverpool(2017)
개봉일: 2019.10.25
감독: 폴 맥기건
출연: 아네트 베닝, 제이미 벨
제작진의 집념 내지 집착을 흥미롭게 확인한 영화였어요.
이 영화의 소재가 된 ‘피터’의 회고록을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20년 전이었다고 하는데요,
배역 또한 이미 아네트 베닝으로 정해둔 상태였다고 하네요.
‘글로리아’를 향한 진한 애정을 가진 아네트 베닝만이 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다‘면서
말년의 ‘글로리아’역에 어울리는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린 결과물, Film Stars Don't Die in Liverpool입니다.
종종 그랬던 것처럼 초저녁 깜빡잠에 또 정상수면 시간을 놓쳐버렸습니다.^^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한밤 독서는 최대한 지양 중이고, 음악은 당연 민폐.....
오늘도 역시나 리모컨 쏴대다 운 좋게 관심작 하나 건졌네요.^^
오프닝 크래딧은 놓쳤지만 막 시작되고 있던 화면엔 ‘점퍼’의 제이미 벨이 얼핏 스쳐가서...
범상치 않은 분위기에 일단 시선 고정했습니다.
무려 30년 전,
파릇 탱글한 콜린퍼스와 연애질 하던 영화 ‘발몽’에서 팜므파탈의 진면모를 보여 준 그녀 아네트 베닝......
그 사이 분장하지 않아도 완전 할머니 되어 짠! 등장합니다.ㅠㅠ;;
실화가 바탕인 이 영화는
필름 누아르 세대 가수이자 배우 ‘글로리아 그레이엄’과
30세 연하의 배우 지망생 피터 터너와의 짧은 만남과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개봉 후 영국 아카데미 3개 부문에 노미되면서 매스컴에서는 극찬 일색이었으나,
개인적으로는 거기에 편승할 수가 없더라고요.^^;;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아....왤케 집중이 안 되던지.....순전히 몰입하지 못 한 본인 탓입니다만.ㅜㅜ;;
다음은 사랑을 의심하면 발동하는 뒤틀린 심리입니다.^^;;
30년의 갭.....그것도 ‘fall in love’ 당시 글로리아 나이는 50대 후반이었고,
‘외모’라는 속된 관점으로 봤을 때 서양인임을 감안하면 상상 가능한 모습이 대략 60세 후반일 터,
조건 없이 30년을 뛰어 넘을 만한 사랑이 가당키나 할까?
동종 업계에서 성공한 자에 대한 동경이 자극제가 되었을 수도 있지.
그래서 늙어가는 그녀에 대한 애틋함이 유난했을 거고
사랑의 유효기간 3년을 넘지 않았으니 가능하지 않았을까.
등등의 이유로 영화 보는 내내 그 터무니없음의 벽을 넘지 못 한 채
‘가능성’여부를 저울질 하다 엔딩만 충실히 지켰습니다. ㅠㅠ;;
아.....운명을 거부한 이노므 거북이 등껍질 같은 감성 같으니.
간결한 스토리지만 30세 연상 할머니와의 여행 같았던 사랑과
그 한결같음에 주눅 들어 있었다는 건 인정합니다.
감정 이입이 어렵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엔딩 씬에서 대량의 휴지가 필요할 수도 있고요.^^;;
죽어가는 그녀를 떠나보내면서.
피터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콧잔등이 지~~~ㅇ하고 울어댔던 장면입니다.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피터와 함께 했던 글로리아.....
모두의 충고에 따라 가족에게 돌려보낸 그날 병원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글로리아 그레이엄 출연작이라고.....
유튜브에 있더라고요.
가수 출신 답게 노래도 잘 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글로리아의 비현실적 연하 취향에 대해 언급한 글도 있네요.
제임스 딘의 ‘이유 없는 반항’을 감독한 두번 째 남편 니콜라스 레이를 중심으로 한 기사입니다.
펌] http://host.cine21.com/news/view/?mag_id=67327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그때 할리우드에서는… ①
글 한창호(영화평론가) 정한석 2011-09-14
[희대의 사랑] 사랑은 그리스 비극처럼
니콜라스 레이와 글로리아 그레이엄의 위험한 애정 편력
<고독한 영혼>의 세트장에서 섹시한 표정의 글로리아 그레이엄.
이런 미소로 니콜라스 레이의 아들과 잤을까?
오른쪽은 아직도 왕성한 혈기가 사라지지 않은 것 같은 말년의 니콜라스 레이.
니콜라스 레이(1911~1979)의 얼굴을 보면 마초의 초상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싶다.
온갖 마약에 찌든 귤껍질처럼 거친 피부, 애꾸눈의 불안한 검은 안대,
그리고 시가를 문 반항적인 시선까지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구석이 없다.
삶을 두려워하지 않고, 청춘을 마음껏 태워버린 어느 위험한 남자의 이미지는 바로 이런 게 아닐까.
겁없는 예술가의 초상, 니콜라스 레이에게 각인된 이미지다.
1950년대에 전성기를 보낸 레이는 창의력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혹은 예술가로서의 자의식이 너무 강한 탓인지, 술과 마약에 절어 살았다.
그에겐 오로지 예술적 창조를 위해서라면
자기 파괴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겠다는 낭만적 예술가의 태도가 보였다.
광기에 다다를 정도의 열정을 표현할 때였다. 여성편력도 ‘미친 듯’ 화려했다.
1
첫 아내와 이혼한 뒤 결혼한 두 번째 아내는 배우 글로리아 그레이엄(1923~81)이다.
에드워드 드미트릭의 <십자포화>(Crossfire, 1947)에 조연으로 나오며 알려진 신성이다.
니콜라스 레이는 그레이엄과 결혼한 뒤,
자신의 필름누아르 <고독한 영혼>(In a Lonely Place, 1950)에 험프리 보가트의 상대역으로 그녀를 캐스팅한다.
누가 봐도 아내의 스타 만들기 작업이었는데,
다행히 그녀는 대배우 보가트와 호흡을 맞추며,
누아르의 주연답게 위험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잘 표현했다.
영화는 성공하고, 아내는 유명해지고, 두 부부 사이의 관계는 거칠 게 없어 보였다.
그런데 누아르의 팜므파탈은 현실에서도 그 역할을 지나치게 잘 수행했다.
차마 입으로 담기 어려운 스캔들이 터지고 말았다.
그리스 비극에서나 볼 수 있는 황당한 사건이 레이의 집안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그에겐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니콜라스 레이는 자신의 아들 토니(당시 13살)와 아내 그레이엄(27살)이 한 침대에 같이 있는 걸 보고 말았다.
2년 뒤 이들은 이혼했다.
아들이 아버지의 아내와 사랑을 나눈다는 건 말하자면 오이디푸스의 꿈을 실현한 것인데,
그렇다면 레이는 사실상 살해된 것과 다름없다.
흥미로운 건 레이는 ‘죽은’ 뒤, 창의력의 절정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레이는 <어둠 속에서>(In a Dangerous Ground, 1952),
<자니 기타>(1954), <이유없는 반항>(1955), <실물보다 큰>(1956) 같은 자신의 대표작들을 연이어 발표한다.
동시에 마약과 알코올, 그리고 성적 편력은 더욱 심해진다.
약 때문에 건강은 악화일로였고,
<어둠 속에서>를 만들 때는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어
종종 메가폰을 배우이자 조감독이었던 이다 루피노에게 넘기기도 했다.
<이유없는 반항>을 만들 때는 ‘레이는 바이(양성애)’라는 소문이 무성했고,
그는 제임스 딘과 ‘영적인 결혼’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불과 16살이던 내털리 우드와의 염문,
그리고 멕시코 소년으로 출연한 살 밀네오와의 동성애설 등 레이는 금기의 끝을 계속하여 건드렸다.
그는 마치 금기라는 게 존재한다면
단지 위반하기 위해서라는 조르주 바타유의 ‘에로티즘’을 증명이나 하려는 듯 극단을 달렸다.
이런 그의 광적인 행위에 아내의 배신과 아들의 ‘살부’(殺父)가 전혀 관계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때가 니콜라스 레이의 전성기다.
예술가는 종종 자신의 삶으로 예술을 대신 표현하는데, 니콜라스 레이가 바로 그런 경우다.
원치 않은 운명으로 초대받은 한 남자는 자신의 삶을 태워버리며 그 비극과 맞섰는데,
그 결과는 지금도 할리우드의 자랑으로, 또 자신의 얼굴 위에 찬란한 주름살로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쯤 되면 비극적 운명과 위반은 예술가의 조건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아쉽게도 순식간에 불꽃이 꺼지듯 그의 창의력도 말라버린다.
약에 중독된 남자를 더 이상 만나지 않으려는 할리우드 제작사의 태도도 물론 한몫했다.
니콜라스 레이는 그 뒤에도 두번 더 결혼했고(모두 네번의 결혼),
말년에는 뉴욕대학에서 영화를 가르치며 짐 자무시 같은 제자를 길러내기도 했다.
한편 글로리아 그레이엄도 네번 결혼했는데,
마지막 배우자는 바로 그 소년 토니였다. 신랑의 나이 23살, 그녀는 37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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