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화)
반 뼘쯤 열어둔 창을 넘어 베개 속까지 자박하게 고여 든 빗소리가 평온하다.
아, 오늘 비요일이랬지.
4시 반, 그 새벽에 초록이들을 줄줄이 몰고 신나게 옥상으로 달려갔다.
그리 흔치 않은 자연의 선물이란다. 오늘은 여기서 한바탕 놀아 보렴.
유난히 물 고파하는 아이들만 골라 풀어 놨다.
테이블 야자, 아스파라거스, 스노우 사파이어, 스파티필름.
환청인 듯, 얼핏 초록이들의 탱클거리는 환호성을 들었던 것 같기도.^^
쑥갓은 잎 뒷면으로 해충이 길을 만들기 때문에 자주 눈여겨 봐 줘야 하는데, 작년에 만들어 둔 계피스프레이(계피+에탄올)가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 번 뿌려 줬더니 신기하게도 더 이상 벌레집이 생기지 않았다.
사실 모기 퇴치제로 만들었다가 효과가 미미해 쳐박아 둔 거였다.
근데 요거 토마토 나무 진드기 제거에도 효과 쩐다.^^
잠은 이미 따라잡을 수도 없을 만큼 멀리 달아났고, 비는 촉촉하게 내리고....글타면 냉장고나 털어 볼까.
자아~~ 노동요 장착하고^^
https://www.youtube.com/watch?v=VrGj5pE88B4
어제 얼갈이 김치를 담아 놨으니...........
푸욱 삭은 알타리 김치 쫑쫑 썰고, 아직 먹을 만했지만 조금밖에 남지 않은 양배추 김치도 투하, 계란으로 단백질 보충한 뒤 부침가루에 버무려서 뒤집뒤집.^^
어제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한 통 들고 온 파슬리 가루 솔솔 뿌려 완성도 높인 요거, 김치전이다.
밥에 얹어 먹다 어느 순간 육신의 일부가 되어버린 수저를 떨쳐내기 힘들었던 이 맛을 어쩌까.ㅎ
간헐적 단식 거의 3주, ‘뚠뚠’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배둘레햄에 주눅 든 핏을 한 번 되살려보자 했으니 예서 말아야 했건만....다아 묵어 버렸다.
아, 감지된 중부지방의 반란에 대략 난감.ㅋ
위안 삼아 스쿼드와 플랭크, 요가 놀이^^;; 후 가사노동으로 중부지방을 향해 돌진하는 칼로리를 미량 소모해 드리고.ㅎ
어제 이마트 트레이더스 들렀다가 부전시장 건너가서 사 온 마늘로 장아찌도 담궈 봤다.
나는 뭐든 계량에 서툴다. 아니 이리 재고 저리 달아 보는 게 귀찮아서 그런 거 완전 무시한다.
처음으로 약밥, 견과류 강정 소스, 식혜나 빵, 잼, 다양한 청 만들기 등에 도전할 때부터 ‘대충 요만큼’으로 대부분 중탁은 쳤던 터라 아직 까지는 의기양양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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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부터 만들기 시작한 여러 종류의 피클 역시 시판 제품 맛과 얼추 견줄 만했기 때문에 지금도 무식하게 눈대중을 고집하고 있다는 거.^^(피클링 스파이스가 왜 필요한지 의문이라는 1人.)
일단 적당한 물에 설탕 듬뿍, 그리고 양조간장 살짝 풀어 연갈색을 낸 뒤 나머지 간은 소금으로 대신한다.
그리고 월계수 잎과 알 후추를 넣고 팔팔 끓인 후, 사과식초로 소스의 달콤새콤 강도를 입맛에 맞춰 식힌 뒤에 마늘이 잠길 정도로 부어주고 1주일 쯤 기다리면 끄읕!^^
이번엔 양이 좀 많은 것 같아서 일주일 간격으로 소스를 두어 번 더 끓여 장기 보관할 예정이다.
아직 먹다 남은 게 있으니.
종종 참고 삼아 여러 블로그를 들락거려 보면 병 소독부터 시작해서 구구절절 디테일을 강조하더니만 그거는 내 취향에 닿지 않으므로 눈팅은 그저 재료와 과정에 그칠 뿐이다.
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당신 마음이 그릇이 되어
햇살처럼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 익은
당신 마음
한 상
함민복 ‘만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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