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텐트를 두드려대던 비가 한 발 물러 선 이른 아침,
여즉도 바다는 우리의 시야에서 고요하다.
비는 대기 속에서 떠돌다 결 고운 바람을 타고 와 맨살을 적신다.
가는 길 잠시 내려 선 고성 공룡엑스포 매표소 입구.
이곳도 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맞고 숨죽인 채 엎드려 있었다.
메마르고 가문 곳에도
주저 없이 내려
그 땅에 꽃과 열매를
풍요로이 맺게 하소서
언제나 생명을 피워내는
봄비처럼 살게 하시고
누구에게나 기쁨을 가져다주는
단비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
이 세상 떠나는 날
하늘높이 무지개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양광모 ‘비 오는 날의 기도’
이후 주욱 달려서 다시 들어 간 진해 상리마을.
멀리서 보면 그야말로 무릉도원이요,
안에서는 신선놀음으로 세상사 일장춘몽임을 체득할 수 있는 곳, 상리마을 공원이다.
이분은 이미 도의 경지에 이른 듯^^
온통 보오얀 세상과,
온통 붉게 물든 대기와,
땅과의 조우를 간절히 원하는 나무들도....
아마도 개량종인 듯,
저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벛꽃의 종이 넘쳐난다.
시야는 사방 4~5미터 가 고작이지만 그 나름 뿜어내는 분위기는 압도적이다.
종일 이곳을 맴맴맴맴 돌고 싶은......
공원을 통째 집어 삼킬 듯이 돌아다니며 봄과 비와 풍경을 한껏 음미 중이신 두 분^^
찍히는 걸 죽자고 싫어하여 평생 몇 장의 사진 밖에 남기지 못 하였으나 딸아이의 강요에 오늘도 흔적 하나...^^
네가 좋으면
내 어깨에 흥이 돋고
네가 웃으면
내 가슴으로 꽃이 오고
네가 신나면
내 허리에 춤이 핀다
행복한 너를 보면
나도 행복해 진다.
우리의 행복/남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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