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거창 금원산 일대

헬로우 럭키 찬! 2020. 11. 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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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6(일)

길었던 여행의 끝을 음미하기도 전에 역마살 오진 동생의 엉덩이가 다시 부웅 날아올랐다.

절정의 가을을 양보할 수 없었던지 3일 휴가까지 동원하여 강행된 이번 행선지는 그닥 멀지 않은 거창 일대.

올케는 이번 행보에도 비장미가 느껴질 정도의 엄청난 정보까지 채비해 둔 상태였다.

흠머, 제주도 다녀온 지 며칠 되었다고 여장 풀기도 전에 ....

2박이라 그나마 보따리가 단출하기는 했지만서두.

 

그래, 나서 보자.

이 가을 또한 우리의 숨골이 되어 주리니.

도심의 가을 색은 탁하다.

조금만 벗어나도 이렇게나 화려한 사계의 원색을 느낄 수 있는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롭게 출발하니 금방 정오, 끼니 때울 만한 장소를 물색하고 둘러본 이곳은 ‘덕천 서원마을’이라고 커다란 입석에 새겨져 있었다.

금원산 휴양림과 그 일대.

끝집 2층 '지재미'방.

뭔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연 품은 지명인 듯 했다.

달리기해도 될 만큼 목재 소재의 커다란 방.

이부자리며 내부 환경이 의외로 까알끔해서 상쾌했다.

후딱 여장 풀어 두고 올케가 장착한 정보에 의지하여 금원산의 명소를 찾아 나선 길

오호, 찾던 문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단일암으로는 국내 최대라는.

진짜 가까이에서는 목을 직각으로 꺽어야 끝이 보인다.

첫 번 째 미션 성공! 했다는겨?

 

두 남녀의 애정행각 조차 단풍스럽게 보여 알흠답기 그지 없었던 금원산의 절경. 

 

그리고 또 하나 가섭암지 마애삼존입상 

거대한 천연동굴의 직립암벽을 얕게 파고 부조한 마애불이다.

바로 아래 절이 있었다고 하며, 지금도 몇 개의 석재가 남아있는데, 마애삼존불은 이 가섭암과 함께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는.

 

학자들은 이러한 문화재에서 소소한 특징들을 참 잘도 집어 낸다.

얼굴 표정과 이목구비, 특이한 대좌형식, 어깨선 하나까지....이렇게 여러시대와 비교 도출되는 결과로 시대를 측정한다. 

금원산에서 보는 단일 바위들은 문바위와 겨루어도 지지 않을 만큼 크기에 있어 여느 산과 구별된다.

어딜가나 어디에서나 출현하는 황금박쥐는 아니고.....ㅎ

 

숲에 가려진 자운폭포.

오늘의 저녁 메뉴는 감자탕.

올케가 준비한 돼지뼈와 아낌없이 투하된 무청, 마지막의 들깨가루는 신의 한수였다! 

 

드물게 보는 오색 달무리.

로또 살까?ㅎㅎㅎㅎ

반주를 곁들인 식사가 끝나고 알딸딸한 행복에 겨워 주변 산책도....

 

샛별인가, 유난히 밝게 뜬 별.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윤동주 '별 헤는 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