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긴 여정, 창 밖의 풍경

봉래산 둘레길에서 남포동으로

헬로우 럭키 찬! 2019. 11. 3. 23:00
728x90


마무리가 흐지부지 했던 어제의 섭섭함이 건너 왔습니다.

해서 기왕의 휴일, 확실하게 꼬리를 잘라버리기 위해 신발 꿰었어요.^^

부산의 걷기 좋은 길을 짚어보다 한 블로그에서 마음으로 '쇽' 들어오는 길을 발견하기도 했고요.

 

봉래산 둘레길입니다.

오르락내리락이 아니라 둘레둘레 산의 허리를 둘러 나오는 길이니 관절이 혹사당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에서 찾은 코스는

목장원 임도삼거리 복천사 산제당 유림아파트 자연생태학습장 고신대 ▶ 목장원(2시간 40여 분 소요)

 

걷던 도중, 근처 남포동에서의 볼 일이 떠올라 급 수정한 코스(1시간 30분 쯤?^^)

75광장 절영 전망대 목장원 임도삼거리 복천사 신선초등학교 방향으로 하산 후 9번 버스를 이용하여 남포동 하차



10여 년 터 잡고 살았던 20년 전, 좁은 편도 1차선 도로에 인도라고 해 봤자 겨우 한 사람 다닐 정도였던 곳입니다.

 

그때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일대 변신을 맞은 섬,

떠난 뒤 두어 번 다녀가면서도 이 방향은 처음이었어요. 얼마나 낯설던지.

 

부산역에서 508번으로 환승하여 한 정거장 앞선 함지골수련원에서 하차했습니다.

?....이거 스카이웨이?

진입 도중 먼 아래가 보여 허겁지겁 되돌아 나왔습니다.

어우~ 후덜덜.



근엄한 목장원^^;;

가장 놀랐던 변혁의 최고봉, 목장원입니다.

입구에 목장원이란 표지석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국제적 규모의 컨벤션 센터 같은 곳인 줄 알았다니까요.

도무지 납득이 안 가는 콘셉트였어요.^^;;



길을 넓히기 위한 조처였던 것 같습니다.

절영교... 라는 다리가 하나 놓여져 있더라고요.

오른쪽 끝으로 75광장 전망대가 보이네요.


최근 2~3년 사이 쾌청한 가을이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오전에 잠시 맑았다가 이내 뿌옇게 시야가 탁해져 버립니다.

오늘도 사진 속의 풍경은 선명하지 못 합니다.



75광장 누각에서 보이는 목장원.

다시 봐도 신기할쎄~~~ ㅎ

1도 전망, 2도 전망, ....세상 끝날까지 오직 전망!!!

건축 주제가 전망에 집약된 겅가?^^;;



절영전망대 내려가는 길

마녀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ㅎㅎㅎㅎ

건너편 봉래산 걷겠다는 생각을 잠시 까묵하고 내려서 봤습니다.

~~~~~!!!!! 역시 좋네요, 좋아.


       


        


낚시....하고싶당^^


바다의 기억은 여전합니다. 그나마.

중리 앞바다.



둘레길을 오르기 위해 우선 목장원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기억도 상기 시킬 겸, 그 옛날 전망대가 있던 윗길을 오르다보니

오필로스 가든이라는 생소한 공간을 알려주는 대리석 표지판이 보입니다.

뭔 뜻인공?

얼핏 라틴어로 '보석의 땅'이라는 걸 본 적이 ...

하는 사이 계단의 끝에는........비 오면 절단 나는 야외 예식장이....!!!!^^;;



저렴하면 금상첨화, 예쁘고 전망 좋은 이곳에서 식을 올리면 정말 특별 할 것 같네요.^^





이제부터 본격적인(제 수준입니다.) 걷기가 시작됩니다.^^


엉덩이 들이밀고 재미도 봤어요.^^


다음 꽃 검색 창에 넣어 봤더니 '깽깽이풀'이라고 떴는데, 또 뻥이었습니다.ㅎ

그동안 사용해 보니 정확도가 50% 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았어요.ㅎ

가을 산에 종종 눈에 띄는 예쁜 야생초인데....



여름 한철 좋은 휴식처가 되어줬겠어요.

물이 마르지 않는 개울이었으면.......


울창한 편백나무 사이로 실처럼 가는 오솔길이 누워 있습니다.

다음에 들어오면 이 길을 지나가 보려고요.^^



 

오래되어 버티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 늙은 정자.

막 지나쳐 가려는데 그 외로움이 황진이가 되어 말을 걸어옵니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 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대낮인데다, 공산도 아니었으나^^;;

잠시  자리에 머물며 그의 이야기에 마음을 내어 주었습니다.

가을이 제법 들어 찬 봉래산


 

여기가 임도삼거리인 듯합니다.

낭떠러지로 보이는 왼쪽이 복천사 내려가는 길, 계단으로 오르면 정상이군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뭐 그 종류입니다.^^

아마도 땅이 파이면서 뿌리가 드러나자 굵어진 몸으로 버텨내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쓰러지면서 그랬는지 몇 개의 큰 돌까지 끌어 안고 있는 뿌리가 엄청 신기해서.....

오른쪽 사진이 잘려나간 부분을 찍은 거예요.

 

             




전망대에서 보이는 남항대교


색이 너무 곱고 선명해서 남겨 봤어요.




요즘은 근교의 모든 산이 이렇게 잘 정비되어 있어 걷고 오르는데 그닥 큰 힘이 들지는 않습니다. 

 


빨갛게 반짝이는 빛까지 머금은 찔레꽃 씨, 까치밥.

그리고 가느다란 나뭇가지로 태산 같은 바위를 받쳐 놓은 누군가의 마음 씀이 곱기도 하고....


        


복천사 쪽으로 내려 갑니다.  

여기서는 금방이더군요.

오히려 복천사에서 버스 승강장까지가 훨씬 멀었던.....ㅎ



일단 계통이 있는 전통사찰이라 하고요,

상세 정보 수집 후 기회가 닿으면 한 번 방문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어쨌거나 니꺼 내꺼 비교해 가면서 민중의 주머니만 겨냥하는 현대 종교에 휩쓸리지 않기를....



다음엔 요기로 쏘옥 한 번 들어 가 보고 싶네요.^^


11시 쯤의  남포동 튀김골목.

손님 받을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빨리 백팩 보러 가야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