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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덤/THANK YOU FOR THE MUSIC

모짜르트 호른 협주곡 3번 Eb장조, K447

헬로우 럭키 찬! 2011. 9. 2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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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진짜....이렇게 기막힌.!!!

개인적으로 모짜르트의 호른을 위한 4개의 협주곡 중 가장 즐기는 곡이다.

호른 특유의 따뜻한 음색이 펄펄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펌글

‘바보르작’이 연주한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 3번 Eb장조 K.447을 들어 보자. 체코 출신의 위대한 작곡가 드보르작의 철자가 Dvorák이니, 호른 독주자 Baborák은 필시 ‘바보르작’일 듯.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 호른 연주자다.

호른, 곱창처럼 생겼다. 관 길이가 3.7미터(F 호른) 또는 2.3미터(Bb 호른), 이 길고 구불구불한 관에 숨을 불어넣어서 연주하는 게 가능하다니 놀랍다. 호른 주자는 연습을 많이 하면 입술이 부르터서 피가 난다고 한다. 좁은 리드로 바람을 불어넣어 연주하는 오보에와 더불어 호른은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라고 한다.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을 이렇게 쉽게 연주하다니, ‘바보르작’은 정말 대단하다.

 

모차르트는 ‘꿈꾸는 듯한 소리’가 나는 호른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가 작곡한 교향곡 과 협 주곡  오케 스트라 파트에서 호른이 빠진 적이 없다. 모차르트는 호른을 당당한 독주악기로 격상시켜 근사한 협주곡을 작곡했다. 여기에는 부드러운 노래, 신나는 사냥 뿔피리 소리, 오케스트라와의 익살스런 대화가 있다.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 1번 D장조 K.412를 들어보자. 느린 악장 없이 알레그로와 론도의 두 악장으로 되어 있고, 전체 연주시간 9분 정도. 짧으니 부담이 없다. 알레그로의 주제는 오래전 화장품 CF에 나온 적이 있다. 역시 ‘바보르작’의 연주.

http://www.youtube.com/watch?v=SEtsnSWgcZ8&feature=related

 

모차르트가 남긴 4곡의 호른 협주곡은 잘츠부르크 출신의 호른 연주자 요제프 로이트겝(1735~1811)과의 우정에서 태어났다. 모차르트는 1번 D장조 K.412의 자필 악보에 ‘바보 로이트겝’, ‘잠깐 쉬어’, ‘아이구, 이제 끝이군’ 같은 농담을 써 놓았다. 2번 Eb장조 K.417에는 “당나귀, 황소, 바보 로이트겝을 긍휼히 여기며, 1783년 5월 27일”이라고 써 넣었다. 사람 좋은 로이트겝은 21살 아래인 모차르트가 ‘바보’라고 놀려도 그저 히죽히죽 웃기만 했나보다. 모차르트도 이 순박한 호른 주자 아저씨를 좋아했기에 이렇게 토닥토닥 장난을 친 게 분명하다.

 

로이트겝이 악보를 받으러 찾아왔을 때, 완성된 악보들이 책상 위에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고 한다. 로이트겝이 난처해하자 모차르트는 “알아서 정리할 수 있나 한 번 보자”며 놀렸다고 한다.

 

로이트겝은 1777년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이사한 뒤 조그마한 치즈 가게를 운영했다.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에 따르면 ‘달팽이 껍질만한’ 가게였다고 한다. 로이트겝은 레오폴트에게 꾼 돈을 끝내 갚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금전 관계는 모차르트와 로이트겝 사이의 우정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했다. 로이트겝은 장사를 하면서도 호른 연주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로이트겝을 변명한 적도 있다. “그의 처지를 아신다면, 그가 얼마나 힘겹게 지내는지 생각하신다면 가여워 하실 거에요.” (1782년 5월 8일, 빈에서)

 

두 사람의 우정은 모차르트가 11살 때부터 35살, 마지막 해까지 지속됐다. 모차르트가 마지막 해에 쓴 편지에는 로이트겝이 번, 아주 짧게 나온다. 1791년 여름, 모차르트의 부인 콘스탄체는 바덴에서 요양 중이었다. 작곡에 집중을 못 하는 밤이면 모차르트는 로이트겝의 집에서 묵기도 했다. 콘스탄체에게 보낸 1791년 6월 5일자 편지에 “오늘은 로이트겝의 집에서 잘 거”라고 썼다. 6월 25일자 편지에서는 “로이트겝과 점심 약속이 있어서 편지를 급히 마무리한다”고 썼다. 그해 10월 8일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는 “<마술피리> 공연장에 로이트겝을 두 번 태우고 갔다”라는 언급이 있다. 그러나 단편적인 언급을 아무리 모아도 로이트겝의 전모를 그려내기 어렵다.

 

모차르트는 4번 Eb장조 K.495의 악보를 빨강, 파랑, 검정, 녹색 잉크로 그려서 미술작품처럼 만들어 놓았다.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은 “형편없는 연주자를 헷갈리게 만들기 위해 장난을 친 것”으로 해석했다. (Alfred Einstein, <Mozart, His Character, His W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45) 하지만 고도의 연주 기량이 필요한 이 협주곡을 연주한 로이트겝이 실제로 “형편없는 연주자”였을 리는 없다. 모차르트 당시의 호른은 밸브와 키가 없는 ‘자연 호른’이었다고 한다. ‘자연 호른’으로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은 요즘보다 훨씬 더 어려웠을 것이다. 로이트겝은 뛰어난 연주자였을 뿐 아니라, 새로운 연주 기법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로이트겝은 노래하듯 연주하는 ‘칸타빌레’가 탁월했다고 한다. 그가 연주한 느린 악장들은 특히나 아름다웠을 것이다. 마지막 악장의 경쾌한 사냥 뿔피리 소리를 ‘로이트겝 스타일’이라 부르기도 한다. 모차르트는 이 협주곡들을 가리켜 ‘로이트겝스러운 것’(Das Leutgebische)이라 했다. 단순 소박하고 유쾌한 것, 이 협주곡들이 바로 로이트겝의 모습 아닐까? 이 곡을 연주한 로이트겝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바보 로이트겝’의 연주를 들으며 모차르트는 얼마나 즐거워 했을까? 두 사람의 즐거운 만남이 지금도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듯 하다.

 

모차르트의 네 호른 협주곡은 네 형제(자매)처럼 서로 닮았고, 개성이 있다. 2번의 1악장은 ‘빠르고 장엄하게’ 정색을 하고 있다. 3번과 4번은 쌍동이같다. 두 곡 모두 느린 악장은 다정한 로망스고, 론도에서는 사냥 뿔피리 소리가 나온다. 4번이 좀 더 화려하다면 3번은 단순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최근 고증 결과 1번 D장조가 제일 나중에 작곡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짧고 원숙한 음악이다. 모차르트가 죽던 해인 1791년 작곡했다. 따라서, 작곡한 순서대로 나열하면 2번(1783년), 4번(1786년), 3번(1787년), 1번(1791년)이다.

 

 

 

1번 D장조 K.412 (알레그로 - 론도 알레그로)

http://www.youtube.com/watch?v=0g4SlqjORM4

2번 Eb장조 K.417 (알레그로 마에스트소 - 안단테 - 론도)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endscreen&NR=1&v=xzCiVyWx-Tk

3번 Eb장조 K.447 (알레그로 - 로망스, 라르게토 - 론도)

http://www.youtube.com/watch?v=xrNoe7HEbd8&feature=relmfu

4번 Eb장조 K.495 (알레그로 모데라토 - 로망스, 안단테 - 론도 알레그로 비바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