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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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명절 전 사랑이들과 산청 앞으로!

헬로우 럭키 찬! 2020. 9. 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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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2(토)~13(일)

‘엄마, 산청 언제 가고 싶어?’

명절이 코앞이라 마음은 벌써 호국원 언저리를 맴돌고 있던 중이었다.

늘 어미의 심중을 먼저 헤아리는 딸아이가 언제나처럼 의사를 타진해 왔고,

하여 오늘 사랑이들과 부모님을 모신 국립산청호국원으로 들어갔다.

 

호국원 측에서 마련한 제단엔 미리 명절제를 지내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그동안 할미,할비 얼굴만 잠시 보고 가는 것에 아쉬움이 남았던지 오늘은 딸아이가 소박하게 준배해 온 제물로 술을 한 잔 올렸다.

세월이 쌓여 나이가 들수록 자주 부모님이 그립고, 8살 어린 나이에 황급히 먼저 떠난 동생도 너무나 보고 싶어진다.

나의 지구별 여행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실라나.

인간은 일회성 삶에서 소멸하는 것이 아님을 안다.

한 번 죽으면 영원히 천국과 지옥에서 붙박이로 남겨지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는 거다.

 

이승에서 불공평한 한평생을 살다가 만회의 기회까지 박탈당한 채 단 한 번으로 소멸되기엔 너무나 복잡하고 오묘한 것이 인간의 생멸이므로.

 

미술평론가 이주헌씨의 책 ‘내 마음 속의 그림’에 이런 글이 있다.

 

‘어느 날 나는 죽음에 대한 것과 같은 공포를 영생에 대해서도 느끼기 시작했다.

매일 하늘나라에서 하프를 뜯으며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까지는 좋다.

그러나 그렇게 매일을 보내며 영원히 안 죽는다고 생각하니 이처럼 끔찍한 일이 없다.

천 년을 살아도 십만 년을 살아도, 살아야 할 날이 끝없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더할 데 없는 공포였다.’

 

평소 내가 품고 있던 생각 또한 그러하다.

영원한 천국이란 인간에게 더할 나위 없는 공포심만 심어 줄 뿐.

 

하여 다음 생이 있다는 것에 마음은 한없이 따뜻해진다.

언젠가 내 삶의 종착지에서 이 생의 인연들과 꼭 재회할 수 있기를 간절히.....

 

 

딸네보다 먼저 도착하여 둘러본 호국원 입구의 예담마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라고?

어떤 관점으로 보면 이 수식어에 대한 수긍이 가능할까. 갸우뚱.  

부부가 이 아래를 통과하면 금슬 좋게 백년해로한다는 부부회화나무란다.

역시나 또 애정행각 중이신 두 분. ㅎㅎ

죽는 날까지 이렇게 자알 걸어 가셈.

거창으로......

딸네가 잠시 살았던 곳이라 정겹기도 했고, 우리 나름 '일품 맛집'^^에 대한 기대 역시 저버릴 수 없어 산청 가는 날엔 어김없이 달려가는 거창.

수순대로 전통시장에서 수제비랑 보리밥으로 점심 해결 후 딸아이가 추천한 '창포원'을 들여다 봤다.

기대 이상의 풍경에 홀랑 빠져든.....

 

오랜 장마의 영향인지 수량이 엄청난 거창의 하천

궂은 날이었으나 그 나름 운치가 돋보였던 창포원 사진들 요기

 

가는 길이 험난할 지라도
우리는 가족이라는 단어
힘이 솟는다
너희가 있어 참 좋다
 
찾아오는 발길
기다리는 손길
참 행복이다.

- 노정혜 '가종' 중

 

내일도 쉬는 날, 이대로 헤어지면 아쉽지.^^

 

사위의 고기 구워내는 기막힌 솜씨에 감동한 올케가 요렇게 인증.

흠...올케 말대로 예술이넴.^^;;

딸네 아파트 근처 줄 선 푸드트럭.

보기만 해도 배부르더라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