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대박 행보, 안동!

헬로우 럭키 찬! 2020. 12. 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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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3(일)

또 떴다. 이번엔 안동 앞으로.

전날 저녁 늦게 동생네로부터 ‘안동 1박’이라는 꿀 세례를 받았다.

 

이젠 놀랍지도 않네.

수시로 급조된 계획을 투척하는지라. ㅎ

허나, 매번 덥석 물게 되는 이유가 있다.

홀로 나서기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는 곳들을 제 때에 용케도 잘 물어다 주기 때문.^^

 

얼마 전 가슴 한 자리에서 부유하던 부모님 생각이 거둬지지 않아 이제나저제나 산청을 엿보던 차에 당일 아침 뜬금없이 ‘호국원 가까?’하는 동생네에 총알 픽업된 것 하며.....

 

지난달부터 묵직하게 생각에 얹힌 안동 우각사. 친구의 누운 자리에 드리워졌을 가을의 깊이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리고 곧 겨울.

‘고모야, 안동 가자.’

말꼬리 붙이는 순간 사족이지.^^

이거구나, ‘님도 보고 뽕도 따고.’

▶ 군위 휴게소

‘추억의 삼국유사 군위’

도대체 이 제목은 누가 뽑은 거야.

역사에 ‘추억’이라는 신파조 단어를 갖다 붙인 무지함이라니.

‘삼국유사의 고장, 추억의 군위’...이 정도가 무난할 것 같구만.ㅎ

 

많은 블로그에 특이점으로 기술된 군위 휴게소, 전국의 지자체에서 관광 상품으로 흔하게 우려먹고 있는, 그저 70, 80의 간판 몇 개가 전부였다.

뭐, 당초의 목적은 주유였으니.....

▶ 안동 우각사, 친구의 부도

사계의 변화와 무관하게 그저 쓸쓸해 보인다.

꽃들도, 새들도, 따뜻한 바람도, 맑은 대기와 눈부신 벽공도 이토록 스산한 흔적만큼은 걷어내지 못하나 보다.

해도........

 

그래, 그렇지

이승의 국경을 넘으면

거기에도

나라는 있겠지

 

호반이 있고

새들이 지저귀는

숲이 있고

마을이 있겠지

손광세 ‘국경’ 중에서

 

황량했던 이곳의 터를 힘들게 닦아 일군 친구가 떠나고, 그와 일면식도 관심도 없는 듯한 낯선 이들이 그 자리를 메운 안동 우각사....꽃 한 송이 없이 낙엽만 가득한 친구의 부도가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다.

챙겨 간 횐 장미가 반경 1센티의 온기라도.....

우각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생각지도 못한 환대를 받았다.

친구의 배려였을까.

함박눈!

흩날리며 쌓여가는 눈밭에서 우리는 홈런 한 방으로 나이를 날려버렸다.

고마워요, 보령스님.

 

▶예끼마을

안동 호반자연휴양림 들어가는 길에 눈에 띄어서 잠시 내려섰다.

당초 계획에는 없었던 곳, 이거야말로 득템이라고 해야겠지.

이러다 보니 길을 나서면 늘 보물찾기하는 어린아이가 되는 것 같다.

선물 같은 기막힌 경관에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퀴즈(어렵다.ㅠㅠ;;)를 풀어 기대하지 않았던 안동 명물 하회탈 목걸이도 받았다.

 

한옥 체험관

 

도슨트의 도움을 받아  퀴즈에 요올씸하시는 동생 내외.ㅎ

올케의 클릭질에 걸려든 오늘 우리의 숙소, '안동 호반자연휴양림'

6인실.

방 하나에 너얼븐 거실과 주방이 있는 다람쥐방.^^

숙소 주변 풍경

그래서 너어~무 좋았다아~~~~이런 장면.ㅎㅎ

어느 고관대작의 묘. 

높은 신분 차례인가봉가, 커다란 봉분이 주욱 위까지 나열되어 있다.

냉기 품은 하얀 밤이 소리를 먹어치운 빈 자리로 오늘 하루의 행복이 눈 밟는 소리를 내며 스며들기 시작했다. 버지니아 울프는 ‘겨울밤의 소리는 우울했다.’지만, 오늘 술이 있는 우리의 겨울밤은 세상 떠들썩하고 즐거웁다.^^

 

날씨야

네가

아무리 추워 봐라

내가

사 입나

술 사 먹지

 

신천희 술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