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7(수)
마라도에서 출발→송악산 둘레길→산방산 지나 서귀포호텔에서 딸네와 도킹→금호리조트 앞바다→새섬 새연교→호텔내 ‘신라정’에서 저녁 식사
우도 조황이 부실했던 동생은 마라도에서의 ‘펄펄 뛰는 벵에돔 손맛’을 기대했으나 그마저도 강풍에 쓸려 가자 아쉬움을 누르지 못하고 급기야 출발 당일 새벽 출조를 제안했다.
5시 30분쯤 자리 찾은 뒤에도 한참을 멍때리며 서서 먼바다 ‘시청’에 열중해 있다가
그나마 역대급 사이즈의 부시리 한 마리는 건져 올렸으나.....
가져갈 수도 없는 데다, 그닥 애정하는 대상도 아니고...그대로 방생했다는.
(풀 죽은 동생 표정이 아직도 생각나네. ㅎㅎㅎㅎ)
승선시간은 10시 20분
도착 후 모슬포 선착장 근처 마트에서 도너츠로 점심 땜질한 후 송악산 둘레길을 향해 곧장 달렸다.
송악산?
어라? 여기 한 번 와 본 것 같은데.....
애써 경로 탐색질을 해 봐도 내가 목격한 풍경인지 매스컴에서 흘려 본 것인지 도무지 가물거린다.
몇 년 전 직장동료들과 ‘제주도 한 바퀴‘ 했던 그 기억은 망할 비행기 멀미 땜에 거의 토막나 버렸다.
역시나 대뇌 연합영역에 한정적 문제가 발생한 거다.ㅠㅠ;;
시쳇말로 ‘들이대면 작품’이라는 제주도 풍경은 온갖 형용어나 미사여구로 표현해 봤자 그저 사족일 뿐.
아...... 중복이든 말든 사진이나 마구 뿌려대자 했다.
훗날에 아하! 하며 그날의 느낌을 디테일하게 살려 볼 수 있도록.
오전 5시 30분 지나는 시각
저 낚시꾼 봐라 진짜 '이 보다 더 심각할 순 없다.'
영화 '이 보다 더 좋은 순 없다'에서 잭 니콜슨의 명대사가 생각났네.
'당신은 내가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
근데 물고기가 이렇게 말하고 가더라고.
'당신은 내가 더 잘 피해가는 물고기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
아....어카나.
그새 동 텄다.
멋지고 멋진지고!!!!
마라도는 선착장이 두 곳이다. 우리가 어제 내린 곳은 왼쪽, 오늘은 오른쪽에서 승선한다.
마라도에서 폰카를 들이대면 거의 모든 사진에 담기는 산방산.
하늘엔 조각구름......이 아니고 헬기가 떠 있다.
요올씨미 오고 있다, 우리 배^^
나갈 때는 정신없이 사진 박느라 한 번도 앉지 않았던 선실
승객을 위한 배려.
잠시 가는 길이지만 나름 즐길거리를 갖춰 놓았다는 것에 슬쩍 기분 좋아졌다.^^
그러나 에로스여 다 늙은 내게는 화살 겨누시면 아니되옵니다아~~~
안녕 마라도!!
정말로 정말로 그리울 것 같네.
죽기 전에 한 번 더 만날 수 있기를....
내가 다시 오는 날은 풍우신장風雨神將과 잠시 거리를 둬야 한다.
그날은 한 올의 바람조차 근접할 수 없도록 빌어 주셤.^^
선착장 벗어나 점점 멀어지는 마라도를 향해
제주도와 마라도 사이에서 납작하게 숨어든 '가파도'
밀물 때는 섬 전체가 바닷속으로 가라 앉을 것만 같다.
참 생뚱맞게 솟구쳐 오른 산방산.
봐도 봐도 그 희한함이 줄어들지 않네.ㅎ
모슬포항
송악산
디지털 서귀포문화대전에는 송악산 해안 일제 동굴진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태평양 전쟁 말기 일제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산이수동 송악산 해안에 구축한 일본 해군 자살 특공부대 시설.
태평양 전쟁 말기 패전 위기에 직면하자, 일본 육군이 결7호 작전을 위해 제주도에 축성을 본격화한 1945년 2월부터 일본 해군도 특공소형선의 비밀기지 구축에 나섰다. 제주 송악산 해안 일제 동굴진지는 이때에 구축된 것이다. 공사는 진해경비부 소속 제201부대가 담당했고, 제주도 주민들도 굴착작업에 동원됐다.
현재 제주 송악산 해안 일제 동굴 진지는 송악산 외륜 일제 동굴진지와 함께 일제 강점기의 아픔의 역사 현상이지만 인공과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빠른 속도로 훼손·파괴되고 있다.
해안가와 산 속에 구축된 동굴들
크고 작은 진지들이 무려 60여 개소나 된다고 한다.
이렇게 남의 나라 땅과 국민을 35년 동안 유린하고도 반성없이 당당한 왜놈들의 미래에 철퇴가 가해질 날이 오기를.......
마주보는 형상으로 삐죽 솟은 두 개의 바위가 형제바위란다.
바다 한가운데로 스며든 가파도.
마라도행?
가파도행인가?
여전한 바람 바람 바람
가파도로 날아가기 전에 한 컷! ㅎㅎ
피아를 떠나 누군가에겐 더없이 소중한 가족들이 몇몇 제국주의 전쟁광에 의해 이 좁은 곳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뒤틀릴 것 같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지나가는 길, 차 안에서 본 산방산.
흠머, 가까이에서 봐도 생뚱맞은 건 마찬가지구먼. 좋은 의미에서.^^
국군복지시설 '서귀포호텔'
공군에 있는 조카 덕에 숙소는 늘 호화롭다.^^
하늘에서 본 서귀포호텔 전경(국군복지포털에서 펌)
왼쪽은 카라반
1층 로비
우리가 묵을 5층 객실 입구 로비
베란다에서는 산방산(아, 또 산방산이다.)쪽이 보인다.
딸네와 호텔에서 도킹 후 사위가 운전하는 9인승 카니발에 탑승하여 다음 코스로 이동
애월읍 금호리조트 주변 풍경
제주도는 구름도 이세계에서 모셔 온 것 같다.
이거....자세히 봐야 인디언 추장 얼굴.^^;;
♣ 새섬의 새연교
사설 필요없이 그냥 보기만 해야 함.
벌어진 입으로 말을 할 수가 없었으므로....
자주 언급하지만 애써서 꾸밈씨를 찾아 붙이는 순간 풍경이 허접해 질 수 있다는 거.
해질 무렵 다시 숙소로............
호텔 내 식당 '신라정'
모든 것이 다아 만족스러웠다는 총평 있음.^^
뭐, 전부 알딸딸.....해서 주변 한 바퀴 돌며 술기운도 살짝 날려 주시공.
오늘도 사랑이들과 행복했던 하루.
훗날 가뭇해질 나의 기억에게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면서......
'시간을 따라서.... > 2020년, 은퇴 첫 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노라마 제주7 (0) | 2020.11.01 |
---|---|
파노라마 제주6 (0) | 2020.10.31 |
파노라마 제주4/ 마라도 (0) | 2020.10.29 |
파노라마 제주 3 (0) | 2020.10.24 |
파노라마 제주 2 (0) | 2020.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