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5(월)
어제부터 바람이 심상찮았다.
어째 불안하네.
쎄~~~~한 이 느낌은 그동안 단 한 번도 배신 때린 적이 없어서.
역시나 마라도 해녀민박 쥔장으로부터 비보가 날아들었다.
‘강풍주의보가 떠서 배가 출항하지 못한답니다. 다음날도 장담할 수 없어요.‘
흠머, 예까지 와서 잔뜩 기대했던 마라도행이 무산되는 거 아녀?
두 손 모으고 밤새 낭보를 기다릴 수밖에.ㅠㅠ;;
결국 마라도 숙박 마이너스 1일은 해군호텔이 떠안게 되었다.
성수기의 사태였다면 길거리에 텐트 칠 뻔했넴.ㅎ
이러저러하여 오늘 앞당겨 오른 한라산 영실코스.
해군호텔 룸에서 바라본 바깥 정경.
무거운 먹장구름이 배도 내친 강풍 앞에서도 마냥 의연하다.
해군 호텔 입구에 '여기 제주도야아~~'라고 목청껏 소리치는 노지 감귤밭이 있다.
근처 무수천 정자에서 ....^^
♠ 한라산 영실탐방로
한라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는 총 7개의 탐방로가 소개되어 있다.
그중 동생이 보여 준 사진에 꽂혀 출발 전부터 두근거렸던 곳, 영실 코스.
영실휴게소 -C- 영실계곡 -A- 병풍바위정상 -C- 윗세오름대피소 –C- 남벽분기점
(난이도 - A: 어려움, B:보통, C:쉬움)
어쨌거나 너무 쉽게 다가 섰다.
영실휴게소에 내려서면서 아뿔사! 준비가 너무 부실했구나 했던 그때가 지금도 너무 아쉽기만 하네.
12월 날씨와 태풍급 바람은 영혼까지 탈탈 털어낼 정도라 더 견디지 못하고 남벽분기점을 지척에 두고 하산했던 거. (이후 무릎관절에 무리가 왔는지 3,4일을 동전파스 덕지덕지 붙인 후 절룩거리고 다님,ㅎ)
게다가 왕복 3시간이면 충분하다던 동생의 장담이 곱하기 2가 되는 바람에 때 놓친 점심을 CU에서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해결했다.
출발!!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풍경이 있다는 것에 처음으로 당황했다.
한 장 한 장 넘겨봐도 마주했던 그 순간의 아우라는 결코 느껴지지 않더라는 거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꾸밈씨로도 따라잡을 수 없는 절대 풍경,
한라산의 그 장엄함이 지금 내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괜히 섬뜩한 이 식물은 '천남성'이라고 동생이 알려 줬다.
한국과 중국이 분포지역으로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지만 법제하여 귀한 약재로도 쓰인다고.
알줄기와 뿌리등 각각 효능이 다른 이 식물에 왜 자꾸 눈길이 가는지...^^
아.........!!!!!! 더 이상 보탤 말이 없어서....
그로기 상태의 올케를 호텔에 남겨두고 동생과 다시 찾은 구엄포구.
아무래도 낚시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던 고로 상황 점검 차 둘러 봤으나 여전히 바람과 함께 광란의 춤사위를 보여주고 있는 바다 앞에서 망연자실.
멀리 오징어배가 떠있는 걸 보니 내일은 마라도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호텔 앞에서 술김에 난나난나나나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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