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히 20년은 된 것 같습니다.
읍에서 논길 따라 밭길 따라 한참을 들어가 제법 높은 둔덕을 오른 뒤에야 볼 수 있었던 늪이었지요. 난생 처음 보는 생물들이 수면 위로 다투어 모습을 드러 낼 것 같았던 신비스런 풍경... 태고의 적요가 가슴으로 밀려들어 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는....
에미 편하게 가라고 더듬어 결정한 오늘의 나들이터는 부산 가까운 창녕입니다.
토끼 처럼 팔딱이며 좋아할 녀석을 위해 산토끼 노래동산에 올랐다가 근처의 우포늪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놀랐습니다. 잘 닦아놓은 주차장에서 곧장 늪으로 이어진 길, 둔덕의 왼쪽편 산에는 망원경이 갖춰진 전망대까지....
하지만 다시 본 우포늪은 그 옛날, 끝이 궁금했던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 늪이 아니었습니다.
‘내 눈이 더 커진 거...?’는 아닐 터, 뒤에 알게 되었지만, 호수-늪-초원-숲이라는 생태학적 천이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변두리부터 점차 육지화 되어가고 있다는....물론 일 이십년이 상관이겠습니까만 어쨌든 오늘 눈으로 확인한 우포늪과 주변은 제도교육을 착실히 습득한 범생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기막힌 향기.
돌아가신 어머니는 이 향기에 취해 치자나무를 그렇게나 좋아하셨던 걸까?
게다가 이렇게 클 수 있는 나무였다니!
내가 젤로 사랑하는 넘들!!!^^
왼쪽에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전망대에서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역부러 주문하지 않아도 척척 포즈를 취해 주시고...^^;;
네비를 잘 못 찍어 창녕이 아닌 영산 터미널로 왔습니다.
뭐, 부산과는 더 가까워 졌지만. ^^
출발 시간이 남아 근처를 돌아보다 아주 예쁘고 아담한 연못을 발견했습니다.
와우!!
여행이란....늘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발견에서 가장 큰 기쁨을 누리는 것 같습니다.
집에 와서 인터넷에 들어 가 봤더니 연지못은 봄에 더욱 빛을 뿜어 내는 곳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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