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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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덤/품은 시

그리움이 퍼 올린 법정 스님 글

헬로우 럭키 찬! 2012. 6. 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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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너무나 그리워질 때

                                       

법정스님

 

 

보고 싶은 만큼

나도 그러 하다네.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네.

 

마음으로 보고,

영혼으로 감응 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다네.

 

결국, 있다는 것은

현실이 내 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미 한 하늘 아래

저 달빛을 마주보며 함께

호흡을 하며 살고 있다네.

 

마음 안에서는 늘 항상 함께 라네.

그리하여 이 밤에도

나는 한사람에게 글을 띄우네.

 

그리움을 마주보며 함께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네.

두 눈으로 보고 싶다고

욕심을 가지지 마세.

 

내 작은 소유욕으로

상대방이 힘들지 않게

그의 마음을 보살펴 주세.

 

한사람이 아닌 이 세상을

이 우주를 끌어 안을 수 있게

넉넉함과 큰 믿음을 가지세.

타인에게서 이 세상과

아름다운 우주를 얻으려 마세.

내 안의 두 눈과 마음 문을 활짝 열고

내 안의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내 우주를 들여다 보세.

 

그것이 두 눈에 보이는

저 하늘과 같다는 것을

이 우주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걸세.

 

그 안에 내 사랑하는 타인도

이미 존재하고 있음이

더 이상 가슴 아파할 것 없다네.

 

내 안에 그가 살고 있음이

내 우주와 그의 우주가 이미 하나이니

타인은 더 이상 타인이 아니라네.

 

주어도 아낌없이 내게 주듯이

보답을 바라지 않는 선한 마음으로

어차피, 어차피 사랑하는 것조차

그리워하고 기다리고 애태우고

타인에게 건네는 정성까지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 아니던가.

 

결국 내 의지도

나를 위해 하는 일 아니던가.

가지려 하면 더 더욱 가질 수 없고

내 안에서 찾으려

노력하면 갖게 되는 것을

마음에 새겨 놓게나.

 

그대에게 관심이 없다 해도

내 사랑에 아무런 답변이 없다 해도

그러다가 나를 잊었다 해도

차라리 나를 잊은

내 안의 나를 그리워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