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내 딸 慧勝이네/with 딸

딸이....

헬로우 럭키 찬! 2009. 5. 1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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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_

뜬금 없지만_

난 참 괜찮게 살아 온 것 같다_

내가 잘났다는 게 아니고_;;

어디 내 놔도 뒤지지 않을 만큼 행복하게 살아왔던 것 같다_

더듬더듬 돌이켜보면 말도 못하게 좋았던 시간들이 너무 많다_

나는 참 전생에 착하게 잘 살았었나봐_ㅎ

특히 할머니가 살아계셨을 때는 내 인생 최고의 봄이었는데_

사람이 간사한 게_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는 내 세상도 다 무너져내리는 거라고,

지금부터는 어둠 뿐이라고 생각했는데_

어느 새 새로운 빛을 찾고, 더 환한 웃음도 찾게 되더라_

할매가 삐질까??

 

엄마_

난 참 웃음이 헤픈 사람이다_

이런 내가 요즘은 너무 좋다_

나를 웃게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고, 날 보면서 웃는 사람이 있어서 좋고_

내 가족들은_정말 내 인생 최고의 사람들이다_

어느 생에서 다시 태어나도 지금 만큼 멋진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는 없을거야_

매일매일 백 개 고맙고, 천 개 미안하다_

먼지 같은 나를 세상 가장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사람들_너무 고마워서_

어쩌면 그래서 나는 나를 함부로 미워할 수 없게 되는가 보다_

나는 썩 괜찮게 살아가고 있다_

내가 잘났다는 게 아니고_;;;

유난히 튀지도,

그렇다고 지극히 평범하게도 살아오지 않은 내 인생이

마냥 마음에 든다_

다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굴레를 하늘을 빌려서든,

자신의 노력으로든 바꿔보려고들 하는데 

나는 그저 이렇게 흐르는 게 좋다_

내 삶에 애착이 없어서가 아니고_그저 마음에 든다_

되는대로 살아야지_가 아니라,

흐르는대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_

 

내가 이런얘기를 구구절절 하는 이유는_

부탁할 게 있어서_

월요일부터는 본사로 "출근"이란 걸 해야 된다더라_

이제 "교육"나가는 게 아니라_출근!

어쩌면 엄마_

내가 엄마 앞에서 징징 짜면서 도저히 사회생활 못 하겠다고,

미칠 것 같다고 난리 칠 지도 모를 일이다_그렇지?

 

그런 일이 있더라도 너무 속상해 하지 말라고 미리 얘기해 두려고_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거니까 말이야_

그저 처음 닥치는 모든 상황들에 적응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것 뿐이지_그자?

나는 아마 많이 힘들어할 거고, 포기도 할거야_

별 더러운 꼴을 다 본다고 극단적인 부정의 시각을 가지게 될 수도 있을거야_

그렇더라도 엄마_

너무 따갑게 나무라지 말고_

지금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엄마만은 잊지 말고, 자꾸 등 떠밀어주라_

아직은 내 자신을 100%믿을 수가 없다_나는_

엄마는 실망했겠지만_사실이 그런데 어떡해_ㅎㅣ_

사람은 모두 약해 빠졌잖아_

약해빠지지 않으면 악해빠지는 게 사람인데_차라리 약해빠진게 낫지 않아?흐흐흐_

마음 단단히 먹으려고_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슬퍼하고, 실망하는 것 보다 더 힘들 일은 아무 것도 없을거라는 지금의 마음 가짐을

혹시라도 내가 잊게 될 것이 걱정돼서 미리 얘기하는 거다_

 

조만간 내가 나는 도저히 못 하겠다고 해도 엄마가 상기시켜 줄 필요는 없을 것 같다_

나는 아마 내가 힘닿는데까지 노력해야하는 이유를 금방 찾을 수 있게 될거야_

 

내가 투정부리고 괴로워하는 모습 보면서

엄마를 비롯한 우리 가족들이 안쓰러워 하지 않았으면 해서 미리 일러두는거야_

 

어찌됐든 나는 완전 행복한 사람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_

 하는데 까지는 해 볼께_

 엄마가 기대한 것 보다 멋드러진 일을 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_

 그리고 내가 죽도록 하고자 했던 일을 찾아서 해 보는 것도 아니지만_

어떤 일이든 해내기만 하면 이미 멋진 거라고 생각하고 싶다_

 

엄마_

 내가 자주자주 생각하는 거지만_

나는 아직 엄마 만큼 위대한 사람을 만나본 적 없다_

그런 엄마의 딸이라서 내 행복이 백배는 더 커져버렸다_ㅎ ㅣ_

내게 실망하는 기색 한 번 비추지 않은 엄마가 너무 고맙고 대단하고 미안하다_

 

엄마 요즘 많이 힘들제??

요즘은 엄마가 뻥 하고 터져버릴까봐 불안하다_

엄마가 무슨 사춘기야???ㅡ.ㅡ

엄마는 똑똑한 사람이잖소_

엄마는 진흙탕속에 빠져서 숨이 턱턱 막혀도 즐거움의 끈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인거 안다_

 그리고는 여유롭게 맨땅으로 올라 서겠지_

말이 길어지니까 자꾸 시를 쓰게된다_;;;;

암튼_결론은_자꾸만 점점 더 행복해지라고_

그리고_내가 질질 짜고 다 죽어가도 속상해 하지 말라고_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해 줄 거란 거 내가 알지만_

혹시나 해서 몇 마디 한다는게 이렇게 길어져버렸삼_

 

할껀할꺼삼_혼내지마삼_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해_마귀할멈_

 

이런표현 어지간해서는 부모자식 간에 잘 못하는데_

 

이런 거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어메리칸 스따일인데_여기서 썩고 있다니_ㅋㅋㅋㅋ

 

하긴 술 덕분에 말로 가끔 사랑을 표현하는 것 보면_한국 떠나서 소주없인 안되겠소_ㅋㅋㅋ

 이까집니다_

 

 피에쓰_살 좀 빼라_겁난다_




『인연을 따라 오고 가는 것이니, 막지도 말고 좇지도 말 것이며
내 몸에 대우 없어도 바라지 말고, 일이 지나갔음에 원망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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