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계가 80%를 찍었습니다.
더워서라기보다 살갗에 들러붙는 끈적임을 견딜 수 없어 아침부터 에어컨을 돌려야 했어요.
음, 음, 돈이 좋긴 좋군. 담 달 전기세 폭탄 맞거나 말거나 ‘느무느무 사랑해 에어컨’
해서, 내친 김에 통쾌한 결말이 유쾌했던 스메타나의 ‘팔려간 신부’ 서곡에 마우스를 놓았습니다.
근데, 얘는 또 왜,...경쾌한 도입부에 막 기분 UP되고 있는 순간 컴터 까지 ....랙 걸렸습니다.
에이~~~ㅅ 나가자!
정면승부도 괜찮지.
해서, 땀 받아 줄 도톰한 옷 챙겨 입고 벙거지 뒤집어 쓴 채 집을 나서게 되었다는.....
장마철이라 비구름을 짊어진 하늘이 무겁긴 하네요.
간간이 흩뿌리기도 하고요.
아예 쏟아지기라도 하면 강의 표면에서 하얗게 튀겨지는 빗줄기도 보고 싶었습니다.
(비가 날아다녀서 못 봤네요.^^;;)
삼락공원이면 딱 좋을 것 같았습니다.
버스로 30분 쯤, 지하철이 빠르긴 하지만 갑갑해서 ......
사상 르네시떼 정류소에서 하차하면 바로 앞에 삼락공원으로 이어지는 긴 육교가 보이고요, 에스컬레이트와 엘리베이터가 구비되어 있어 웬만한 짐이 있어도 이동에 어려움은 없어 보입니다.
진짜....느리고 힘들어도 발품 팔면 보이는 것들이 참 많긴 하죠.^^
육교 건너다 몇 컷 담았습니다.
자살 방지용 멘트라는데.....진짠가?
엄청난 습기에 바람조차 따끈따끈...피해 갈 수 없는 이 상황에도 사람들은 쏟아져 나왔습니다. 주차장을 거의 메운 차량들....
지칠 때까지 낙동강과 나란히 걸어보리라 나선 길...예상치 못했던 풍경에 허겁지겁 폰카를 들이댔습니다.
잊고 있었어요. 7월은 바야흐로 연꽃의 계절이란 걸.
와우! 득템했습니다.^^
너무 깜찍하고 예뻐서 조화 같은 수련과 함께, 커다란 꽃잎을 화려하게 열어 놓은 연꽃은 장마철 우중충한 대기를 갖가지 색으로 물들여 놓았습니다.
‘나도 꽃이거든.’
나팔꽃과 개망초가 자꾸 소리 지르는 것 같아서.....^^::
연꽃밭에서 좀 더 걸어 들어가 낙동강을 만났습니다.
그와 나란히 걷다보니 어느새 데크로드가 끝났네요.
그 길의 끝에서 다시 흙을 밟으며 한참을 더 걸었습니다.
고추잠자리 색이 이렇게 새빨간 줄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 기막히게 고운색을 갖고 있더군요.
귀갓길...또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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