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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억 속의 영화/Legends Of The Fall

헬로우 럭키 찬! 2012. 1. 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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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 즈윅 (Edward M. Zwick, Edward Zwick)

1952년 10월 8일 미국 시카고 출생/ 용띠.천칭자리/하버드대 문학.역사학/1976년 드라마 '가족'으로 데뷔

 

 

- 감상 작품 중

사파이어 빛깔 눈동자가 압권인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 디파이언스,

섹시 훈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블러드 다이아몬드,

매 순간 최선의 연기를 보여 주는 톰 크루즈와 이젠 거의 헐리웃 단골 동양배우라고 해도 좋을 와타나베 켄의 라스트 사무라이 등...

가을의 전설 Legends of the fall, 1994

브래드 피트(트리스탄), 안소니 홉킨스(러드로우 대령), 에이던 퀸(알프레드), 줄리아 오몬드(수잔나)

 

지금도 Signal Music 이나 Background Music으로 종종 들을 수 있는 제임스 오너의 OST 중 ‘THE LUDLOWS’는 광활한 평원의 장식 같은 목장과 함께 테리우스를 연상케 하는 긴 금발의 브레드 피트가 수평선으로부터 말을 타고 달려 오는 장면을 떠 올리게 합니다. 아련한 기억이 가슴을 잘근잘근 깨무는 것 같은 아픔....우리나라 퉁소와 비슷한 일본 전통 악기 '사쿠하치'의 연주는 극의 애절함을 한층 더 깊게 하는 효과를 주었지요.

 

1880년 부터 1960년대 까지 러드로우 일가와 함께 한 인디언 원스텝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짐 해리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단란했던 한 가족이 필연처럼 나타난 여자와 그녀를 통해 커져 가는 애증으로 인해 시나브로 관계의 형태가 무너져 가는 과정을 그려낸  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제를 오역誤譯한 `가을의 전설`이라는 제목으로 영화관에 걸려 잠시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하였지요. 개인적으로 'fall'의 의미는 극 내용상 결국 같다고 봅니다만.

 

행복했던 한 시절의 3형제

 

극 중반부터 엔딩까지 그냥 tragedy입니다.

3형제가 같은 여자에게 한 방에 꽂혀 갈등이 표출되면서 전개되는 비극적인 설정이 동양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다소 비현실적(영화에서는 무엇인들 가능하지 않을까보냐)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체로 식상한 감이 없지는 않으나 같은 소재라 하더라도 내용의 전개 방식에 따라 대단원에서 얻는 감동은 관객에 따라 천차만별 아닐까 합니다만.

 

게다가 스토리 외의 상승효과로 작용한 젊은 시절의 꽃미남 브레드 피트와 로케이션 장소로 선택되어진 캘거리의 뛰어난 자연 경관, 제임스 오너의 서정성 넘쳐나는 OST....충분히 감동으로 남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줏가 상승 시대의 피트. 정말 '멋' 있기는 합니다.

 

실제로 캘거리의 대자연이 잘 짜여진 프레임을 통해 수려하게 거듭나면서 스토리를 더욱 탄탄하게 받쳐 준 공로로 1995년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정부의 인디언 정책에 불만을 품고, 전쟁을 혐오하는 퇴역 대령 윌리엄 러드로우는 몬타나에 정착하면서 한 겨울 목장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떠나버린 엄마를 대신해 세 아들과 인디언 일꾼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평화롭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유학을 떠났던 막내 사뮤엘이 약혼녀를 데리고 돌아오는 그날부터 그녀를 둘러싼 형제들 사이의 관계는 거스를 수 없는 미묘한 갈등이 생겨나면서 조금씩 어색한 분위기로 돌아서지요.

위태하게 유지되고 있던 그들의 관계는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사뮤엘이 반전 주창자인 아버지를 거역하고 참전할 것을 선언함으로써 일단 한 고비를 넘기게 됩니다. 물론 동생을 끔찍히 아끼는 형들도 동생을 지키기 위해 같이 떠나죠. 그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사뮤엘은 죽음을 맞게 되고 트리스탄은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귀향하지 못한 채 떠돌게 됩니다.

그 사이 장남 알프레드는 수잔나에게 그동안 품고 있던 마음을 전하고.....어색한 거절 이후 시간은 흘러 다시 돌아 온 트리스탄과 재회한 수잔나.... 첫 만남부터 심상찮아 보였던 둘의 관계가 급물살을 타게 되면서 알프레드는 배신감으로 집을 떠나 보란 듯이 부와 명성을 쌓아가죠. 운명적으로 타고난 방랑 기질과 형에 대한 미안함이 결국 다시 트리스탄을 밖으로 내몰고 러드로우 대령은 충격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어버립니다. 온갖 고생을 스스로 체험하며 떠돌던 트리스탄이 다시 돌아 왔을 때 자신의 편지대로 수잔나는 알프레드의 아내가 되어 있었네요.

 

트리스탄이 떠나고 기댈 곳이 필요했던 수잔나의선택

 

러드로우 대령이 쓰러진 후 황폐해진 집안.......트리스탄은 재기의 각오를 다집니다.

 

일꾼 인디언의 딸 이사벨라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그냥 평범하게 살 거면서 수잔나를 굳이 밀쳐낸 것은 형제들과의 의리 였을까요? 자신의 튀는 기질과 운명을 얘기하던 그와의 괴리감이 느껴져 알 수 없는 감독의 의도가 살짝 아쉽기는 했습니다. 어쨌거나 애타게 그를 원했던 수잔나의 권총 자살 장면과 같은 시각, 이사벨라도 트리스탄의 주류사업 정적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이 교차되면서 스토리는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스리스탄의 복수, 아우를 보호하려는 알프레드.... 쫓기는 신세가 된 트리스탄은 알프레드에게 남은 가족을 당부하며 다시 세상을 떠돌게 되고 오랜 세월 뒤 늙은 그가 곰과의 싸움에서 운명을 달리했다는 원스텝의 조용한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죽는 날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그리워하며 떠도는 트리스탄의 비애...창을 넘지 못해 울고 있는 바람소리가 선율이 되어 앤딩크레딧을 장식합니다.

 

캐나다의 보우 폭포, 허드슨강...로키산맥을 둘러싼 절경은 브로크백 마운틴의 장관 이상으로 지금도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인디언에 대한 인종문제, 2차 대전 등 너무 큰 역사적인 문제를 한 영화에 담으려다 살짝 산만해 진 것과 기질을 핑계로 도피를 합리화하는 트리스탄이란 캐릭터가 조금 아쉬웠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