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금)
아....징하게도 내린다.
하늘 향한 짜증질이 먹혔나 봉가, 오늘은 엷은 구름층 사이로 해가 제법 길게 얼굴을 보여 준다.
커피 내리면서 아침 챙겨 먹고, 냉장고 정리 좀 하고, 약밥 한솥 만들고....어영부영 10시가 넘어섰다.
산은 폭우에 푸욱 젖어 질퍽 거리겠지.
장마철 하늘님 변덕은 익히 경험한 터라 비를 예상하며 검색창에 ‘비 오는 날 걷기 좋은 길’을 넣었다가 ‘언젠가 한 번’ 했던 그 길, 신평에서 시작되는 강변로를 추천해 주신 한 블로그에 ‘좋아요’ 꾸욱 눌러 드린 뒤 우산 챙겨 넣고 집을 나섰다.
비가 시작되었다면 두구동 연꽃 소류지로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지하철 신평역 1번 출구로 나와 강이 보일 것 같은 건너편 길로 들어서서 무작정 걸었더니....
요기 '노을 나루길' 쉼터가 나왔다.^^
♣ 66호 광장 도시 숲, 무궁화 동산
광장 명은 바로 위를 지나는 부산광역시 내부순환도로 66호선에서 차용한 듯.
암튼 사하구 주민을 위해 조성된 숲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도시 숲 안 무궁화 동산엔 무려 150여 종 이상의 무궁화!
화려하고 예뻐서 눈길은 가지만 뭔가 무궁화 같지 않은 것이 어떤 종은 마냥 서먹하기만 하네.^^;;
♣ 장림포구 부네치아
신평에서 다대포까지 지하철로 고작 7개의 역을 걸어 왔을 뿐인데 걸음마다 마주치는 낯선 풍경에 눈이 터져버릴 지경이다.
장림포구의 ‘부네치아’만 해도 그렇다.
에구, 나는 60년 토박이면서 부산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구나 했던 오늘.
북적이는 도시가 싫어 지금까지 짬 날 땐 항상 지경 넘을 생각만 해 왔으니.....
퇴직 1년 반 차, 조용한 평일 나들이에서 발견하는 부산의 비경이 짜릿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닮았다 하여 부산의 베네치아, 해서 ‘부네치아’라고 이름 붙였단다.
참....베네치아가 뭐라고, 더 정겨운 우리 말 이름도 널렸구만.
요 대목에서 살짝 속상했네.ㅎ
이색적이긴 하지만 낮 풍경은 초큼 지저분하다.
포구 특성상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긴 하고.
그나마 해거름 노을에 비친 풍경 사진 한 장이 볼만해서 퍼 왔다.
♣ 고니나루 쉼터
♣ 다대포 해수욕장
6년 전 일몰을 보기 위해 딸 부부, 손주와 함께 아미산 전망대 잠시 들렀을 뿐, 해수욕장에 대한 기억은 전무해서.....놀라워라. 다대포가 이런 곳이었어?
다대포 해수욕장 '고우니 생태길'
오호, 굳이 멀고 먼 순천만까지 가지 않아도 충분히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부산에 있다!
지그제그로 이어진 데크를 걸으며 내려다본 갈대밭 개펄엔 구멍마다 손만 내밀고 깜빡이 놀이하는 새끼 게들도 지천이다.
아....불현듯 다대포 해변의 사계가 너무 궁금해졌다.
기다려라, 계절마다 엉아가 눈도장 찍어 주마.^^
설치 예술장 같은 넓은 갈대밭
조만간 다이렉트로 다대포까지 뚫어야 겠다는 의지가 굳어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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