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체트의 죽음
죽긴 죽더군요.^^
91세랍니다.
한 때 칠레의 최고 권력자에서, 면책특권이라는 꼴사나운 면죄부 한 장으로 간신히 투옥을 모면하고 있던 피노체트가 오늘 사망했답니다.
숫한 정적들의 피로 천수를 누린 노친네....
여튼,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 영원한 것은 없구나...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는 아침입니다.
칠레의 권력 수반에 있는 동안 미국과 그 외 라틴 아메리카 독재자들과 공모하여 반체제 인사, 진보진영 인사들을 납치, 구금, 살해, 암매장하는 일명 ‘콘도르 작전’이란 것을 수행하여 수많은 인명을 학살한 피노체트,
그도 죽음 만큼은 휘하에 거느릴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자연사라는 점을 빼고 나면,
우리나라 근대사의 주역(?)이자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던 박정희와 무척 유사한 길을 걸었던 인물이지요. 더구나 그는 박정희를 무척, 아주, 많이, 엄청, 대단히 ... 존경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전생의 인연이 깊었지 않았나 싶습니다.ㅎ
"오늘 군이 봉기한 이유는 이 혼란에서 조국을 구하겠다는 애국심뿐이다. 조국은 혼란 속에서 살바도르 아옌데의 맑스주의 정권에 유린당했다. 혁명위원회는 사법권과 언론 통제권을 갖게 되며 다음 조치가 있을 때까지 국회는 휴회한다. 이상"
이 말은 군사평의회가 쿠데타 직후 발표한 포고문인데요,
우리나라 5.16 쿠데타의 포고문과 거의 흡사합니다.
한참 뒤 우리나라에서도 전두환과 노태우가 피노체트의 권력이양 및 사면에 대한 비법을 표절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더군요.
근대화 과정에서 애국심이란 미명 하에 얼마나 많은 기층민들의 희생이 있었는지...., 그 댓가로 얻은 노른자위는 오늘날 정.제계의 상부를 이루고 있는 여러분들께서 사이좋게 잘 나눠 먹고 계신다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