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키우기 도전! 드디어 결실을 맺다!^^
서향에다 앞 건물에 가려진 우리 집 일조량은 1일 대략 두세 시간 정도.
꽃을 피워내는 식물을 키우고 싶었지만 햇빛을 듬뿍 받아먹고 자라야 하는 걔들을 데려온다는 것은 못 할 짓이다.
싱싱한 분 골라 모셔도 우리 집에선 봉오리만 삐죽이 내밀다 허망하게 떨어져 버리기 때문.
하다 보니 집안엔 호야나 스킨답서스, 스파티필름 같은, 목만 축여줘도 감지덕지 잘 자라는 반그늘 식물이 대부분이다. 하물며 채소랴.
퇴직 후 곰곰.....생각했다.
옥상이 있으니 소채라도 한 번 도전 해 볼까.
우선 조롱조롱 탐스러운 방울토마토부터.
오래 손길이 닿아야 가능할 것 같았던 방울토마토가 10일 만에???!!!!
읭? 이거 실화니?
정말, 진심 감탄했다.
며칠 전 꽃이 몇 개 떨어졌길래 아, 안되나보다 싶어 고개 늘어뜨리고 내려왔는데 그게 방울이한테 밀려 떨어진 거였다.^^
이후, 2주차에 찍은 사진
급 기고만장.
나도 농사 지을 수 있다구.^^;;
내친김에 고추와 상추 모종까지 사 들여 꼬물꼬물 손으로 갖고 놀아 봤다.^^;;
4월 29일, 첫날
5월 5일, 1주차
"누군가 좀 더 위대해지고 싶다면,
반드시 땅으로 내려와야만 한다.
그러니 너도 이리로 와서
드렌트의 대지에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워라"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황혼의 씨 뿌리는 사람‘을 보내면서 쓴 편지글이라고 한다.
나야 어느 농부가 씨 뿌려 싹 틔운 모종을 옮겨 심었을 뿐이지만, 흙에서 가꾸어 수확한다는 의미로 농부 언저리쯤은 되었다.^^
해서, 난 거의 위대하다.ㅎㅎㅎ
■ 메모/고흐의 '황혼의 씨 뿌리는 농부'와 밀레
고흐는 그의 그림이나 일상에 영향이 있을 정도로 밀레를 정신적 스승으로서 존경했다고 한다.
많은 모티브를 밀레의 그림에서 가져 왔다고 하는데 이 역시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을 모사한 작품이다.
고갱과의 불화로 귀를 자른 뒤 생레미 정신병원 입원 당시에 그렸다.
밀레가 오늘에 충실한 농부를 묘사했다면 고흐의 농부는 현실에 급급하지 않는 여유가 보인다고나 할까. 뭐, 그 정도의 차이....나는 그렇게 보였다.^^
▶ 고흐 ' 황혼의 씨 뿌리는 농부'
▶ 밀레 '씨 뿌리는 사람'
모든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예술가에게 더없는 위안이 된다. - 헤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