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I’ll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0년, 은퇴 첫 해

토닥토닥 남해행

헬로우 럭키 찬! 2020. 9. 2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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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2.(화)~23(수)

♣ 첫째 날: 남해 상상 양떼목장 편백숲→남해 보리암→농협마트에서 먹거리 장만 후 펜션 입실

둘째 날: 원예 예술촌

 

바람이나 쐬고 오자며 먼저 나서는 딸아이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웬만큼 살아낸 사람들조차 삼키기 힘들어하는 일에 마주 서도 좀체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대신이다.

해서 두 말 보태지 않고 급히 보따리 챙겨 조금 멀리 나서 본 남해.

 

일단 ‘괜찮은 펜션부터 찾아 놔야지.’ 했는데....

 

아, 잠시 까묵했다.

시절이 하 수상하다 보니 ‘평상시’에 대입할 수 없는 상황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전대미문의 비상사태로 대략 ‘休’ 중인 업체가 많은 데다, 온라인 수업으로 집콕하는 아이들과 펜션으로 숨어드는 사람들이 늘어나서인지 평일임에도 ‘가심비’ 좋은 곳은 이미 만실이었다는 거다.

 

그리하여도 우리가 짱박힐 곳 없으랴.

역시나 딸아이의 꼼꼼 탐색으로 멋진 복층 펜션을 헐값으로 모실 수 있지 않았겠나.

펜션 이름만큼이나 환상적인 ‘힐링 뷰’

 

발렛 파킹에 이어 태생부터 정성이 장착된 듯한 쥔장의 섬세한 서비스, 남해의 절경이 퍼다 준 감동과 함께 우린 오늘 하루 ‘Very Important Person’의 호사를 누렸다네.~~~♬♪~~^^

 

상상 양떼목장을 향해 가는 길, 잠시 내려서서 대교와 예쁜 길도 담아 놓고...

이른 점심으로 국수를 먹고 난 뒤 내려다 본 근처의 작은 마을과, 밥집의 마당에 매달린 탐스런 참다래

생각을 반 뼘쯤 넘어 선 가격이었지만 직접 기른 열무와 호박전 맛에서 '오호~!' 했던.

심금을 울리며 식당 한 켠을 장식한 시도 담았다.

♠ 상상 양떼목장 편백숲

주차 후 제일 먼저 큰 소리로 존재를 알려 왔던 보도콜리와...

갓난이 때부터 소리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던 욘석.

무등산 자락의 순한 양떼에 비해 넘치게 활발한 남해 양들의 외침이 낮설고 싫었단다.

귀 틀어 막으며 다시 오고 싶지 않다면서....^^;; 

♠ 보리암

‘休’ 중인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오다가다 몇 사람 만나겠거니 했으나 한참을 기다려서야 겨우 주차할 수 있었던 보리암.

딸아이는 처음, 나는 10여 년만.

변함없이 절경이다.

동자승과 여러 기의 작은 불상들 앞에서 한참을 저러고 있어서....

뭐가 그렇게 네 마음을 잡아 당기고 있는 거니?

♥ 펜션 '힐링 뷰'

아담한 정원과 정면으로 보이는 일일 우리 집^^

광속으로 달려 들어가 영역 표시해 버린 요놈^^

우리의 바람을 충족시켜 준 흡족한 공간.

전날 밤에 남해행이 결정되면서 급히 냉장고 뒤져 챙겨 온 몇 가지, 그 외 부족한 것은 마트에서 간소하게.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이 시간, 모든 것이 풍요롭기만 하다.

 

삶에서 시작하여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 다양한 주제의 책과 또한 비슷한 취향의 애니메이션, 만화 , 그리고 음악 등등, 딸아이와 소주 한 잔 가운데 두고 앉으면 언제나 대화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살면서 이렇게 다양한 장르로 소통이 가능한 상대가 곁에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지....

그래서 딸아이와 함께 걷는 시간은 참으로 즐겁고 소중하다.

 

허락된다면, 죽는 날까지 지금처럼 맑은 정신으로 올곧게 세상과 마주하고 싶다. 

 

이 모든 것이, 시작하는 네게 정신의 자양분이 될 수 있기를.........

 

새장 속에 갇힌

새처럼 살지 말자

 

다람쥐 쳇바퀴 돌듯

갑갑하게 살지 말자.

 

탄생에서 죽음까지

딱 한번뿐인 인생인데

 

마지못해 숙제하듯

무거운 맘으로 살지 말자.

 

푸른 하늘을

훨훨 나는 새같이

 

너른 들판을 질주하는

얼룩말같이 사자같이.

 

자유로운 영혼

탁 트인 마음으로

 

넓고 다채로운 세상 풍경

두루두루 즐기며 살자.

 

정연복 '즐거운 삶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