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끝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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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숨 쉬는 너희가 좋아^^

시간을 따라서..../2021년, happy ever after

명절 연휴 첫날, 뜻밖의 미팅

헬로우 럭키 찬! 2021. 9. 2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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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일(토)

명절 연휴 일정에 따른 변수를 감안하여 미리 운동 겸 선암사에서 성지곡 수원지로 이어진 임도를 걸었다.

내려오는 길에 언제나처럼 부전시장 들러 와 막 장 보따리 풀고 있는데 백팩 속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 대서.....

 

처음 도서부원 하겠다고 쭈볏거리며 내 앞에 나타났던 중 1년생, 이제 흰머리 희끗희끗 돋보기까지 장착한 50세 중년의 녀석들(여즉도 마땅한 호칭이 없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소식이다.

 

서울, 대구, 거제 등에서 생업 활동하느라 뿔뿔이 흩어져 있다가, 부원들 중 관계가 유난하여 지금까지 연락을 취하고 있는 몇몇이 명절을 앞두고 고향 부산에서 다시 뭉쳤다며 우리 집 근처까지 출동하겠단다.

 

그사이 간간이 만나기도 하고 유선으로 안부를 전해왔지만 한꺼번에 얼굴을 마주한 것은 무척이나 오랜만이다.

 

졸업 후 고교, 대학까지 주욱 만나오면서 연애 시절의 마나님들과도 안면 트고, 그러다 결혼 후 밥벌이에 전념하느라 뜸했던 시간들....다행히 지금까지 모두 무사 무탈, 탄탄하게 자리 잡고 여전히 왕성하게 사회활동 중이다.

 

앞으로 이들에게 허락된 모든 시간들도 부디 지금 같기를.....

태풍 찬투가 지나가고, 늘 바싹 말라있던 입구 쪽 계곡에 물줄기가 생겼다.
신기하게도 365일 물길이 끊이지 않는 곳. 수원지까지 길게 이어진 계곡이다.  
작년 태풍 마이삭으로 바위가 무너져 내려 묻혀있던 계곡이 이렇게 변했다.

 

낮술에 취하면 애미, 애비도 못 알아 본다는데^^;;....인원수 정해진 모임 탓으로 대낮에 이러고 있다.

'아프지 마이소, 샘' ..... 문득 가슴이 뻐근해 졌던......건강하거라, 니들도.

 

싱싱한 고래 한 마리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 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 쉰 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 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라는 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 살이 되면 아무것도

잡을 것 없어 생이 가벼워질까.

 

쉰 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 레일이 덜컹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요즘 문득 깨어난 새벽,

나에게도 세월 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가는 기차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이 마구 흘러간다

 

​사람들이 청승맞게 꿇어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오광수 세월이 가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