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로 빵빵해진 더위는 고역이다.
어제 엄광산 쉼터에서 맛본 가슬한 바람의 기억은 이런 나를 더 힘들게 했다.
등받이 벤치에서 책이나 좀 읽다 내려올까.
목에 두른 손수건이 축축해질 만큼 후텁한 날에도 산에 드리운 그늘은 의외로 시원하다.
벤치에 엉덩이 맡기고 한참 열독 중에 띠리링 띵가♪♬♩~ 신나게 폰을 울려주는 우리 올케님.ㅎ
벌써? 김해 수로왕릉에 능소화가 흐드러졌다고 해서.
서둘러 하산 후, 올케 뒤를 신나게 따라붙은 동생과 합류하여 김해로 때아닌 꽃놀이를 떠나봤다.^^;;
그러고 보니 지난주에 이어 또 번갯불에 콩 튀겼군.ㅎ
오호! 게다가 근처의 김해전통시장 2.7장과 맞닥뜨렸다는 거.
끈적한 여름날 정오,
마스크까지 장착하고도 신이 오른, 아마도 전생의 장돌뱅이 셋이서 검정 비닐봉투를 몇 개나 채웠는지....^^;;
Here I am! ^^
화려하다 못해 마치 홍등가를 연상시키는 듯한 능소화의 색은 눈에 쥐가 날 정도이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꽃과 함께 애틋하게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긴 한데 그게 중국발인지, 한국에 들어와서 엮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고.
수로왕릉 담장 건너편 도란도란 커피살롱.
커피를 마시고 남은 얼음에 물 채워 테이크 아웃하려 했더니 아예 냉커피 한 잔을 만들어 주신 사장님...
얼마나 기분이 상쾌해지던지요.
이 더운날 고객의 다음 갈증까지 챙겨 주셔서 정말 캄사합니다.^^
다음에 또 뵐게요.
한 번 찍어주는데 5십만 원이라는 어느 사진 예술가의 작품.ㅎㅎ
김해전통시장 5일장(2일과 7일)
올케의 콩 볶는 솜씨^^;; 덕에 하루가 그득해져 버렸다.
김해 김씨의 시조 수로왕에 얽힌 신화와 가야국을 복습했고, 이후 삼국유사를 한 번 더 뒤적이게 된 양질의 하루.
아! 5일장에서 그동안 필요로 했던 몇 가지 물건을 어마어마한 헐값에 구입하게 되어 기분이 간질간질해졌다는 것도 남겨 놓는다.
제각각 자기 생각이 빠져있으면서
그래도 조금이나 부자연(不自然)한 곳이 없는
이 가족(家族)의 조화(調和)와 통일(統一)을
나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냐
- 김수영 ‘나의 가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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